서학개미·수출기업 해외 투자 확대...외국인 차익실현 맞물려 급등
달러 실수요 증가, 환율 상승은 예정된 수순...1500원 돌파는 주의
내년 美 금리인하 여파로 약달러 전망...달러 선호 구조는 지속돼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강세' 경제산식으로 환율 분석은 구태의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1470원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선호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서학개미와 외화 보유 비중을 높인 수출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 등이 국내 외환시장의 구조적 변화 요인으로 작용한 탓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선임연구원)은 17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환율 현상에 대해 "올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진다"며 "10월에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주식 차익실현과 맞물려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출 규모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매도세와 서학개미들의 달러 매수세가 겹치면서 환율을 급하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 |
|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선임연구원). [사진=우리은행] |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투자가 크게 늘어난 점도 유력한 요인이다. 생산기지 이전, 대미투자 이슈 등에 따른 것이다. 민 연구원은 "현재 외환시장 수급은 '누가 달러를 안 파느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며 "많은 대기업이 북미 현지 매출을 한국 본사로 송금하지 않고 유보금 형태로 보유, 재투자 자금으로 사용하면서 수출실적 호조와 별개로 실제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에 따라 국내 기업 대다수가 외화보유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구조적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투자는 지속 확대되고 있다.
민 연구원은 "과거처럼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강세'라는 단순한 경제산식으로 환율을 분석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접근법"이라며 "해외주식 및 생산기지 이전 및 다른 대외투자 증가로 인한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구조적 수급변화를 중심으로 원화 가치 변동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화 실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은 시장경제 논리로 인한 당연한 수순"이라며 "다만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는 지나친 쏠림 현상과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선이 손쉽게 돌파되는 경우에는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
|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7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40.56 포인트(1.01%) 상승하며 4052.13으로, 코스닥은 0.02 포인트(0.00%) 하락한 897.88로 장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0.80원 상승한 1457.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5.11.17 yym58@newspim.com |
민 연구원은 "수급을 반영한 적정 수준의 상승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친 쏠림 현상은 시장 불안을 조장하고, 실물경기 비용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올해 연말 변동성을 보이다 내년에는 점진적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시장의 '달러 선호 구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민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2026년 글로벌 달러 약세를 전망하고 있으며 원화는 구조적 수급변화로 인한 달러 실수요 증가 때문에 약달러를 제한적으로 추종한다고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 미국 고용시장 둔화가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 연준의 금리인하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 중간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일본 생보사의 선물환 매도 같은 글로벌 자금 흐름까지 겹치면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원화는 글로벌 약달러 추세에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겠으나, 달러 실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민감도가 낮아져 1300원대 중반 이상 레벨을 낮추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