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이 연극 십이야(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각색·연출 임도완)로 9년 만에 중국 관객과 다시 만났다. 지난 24~25일 베이징 중간극장에서 열린 공연은 이틀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774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번 공연은 2025년 베이징국제청년연극제 폐막작으로 초청됐다. 올해 연극제에는 한국을 비롯해 노르웨이,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폴란드 등 6개국이 참가했으며, 총 18편의 국내외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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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단 십이야 베이징(2025) 공연 모습. [사진=국립극단] |
십이야는 국립극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해 지난해 초연한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조선시대 농촌으로 옮겨 한국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했다. 봉산탈춤, 판소리, 랩 등 전통과 대중문화가 어우러진 연출이 특징이다.
공연은 중국어 자막과 함께 진행됐으며,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몸짓과 현지식 애드리브, 언어 유희로 객석의 폭소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공연 후 관객들은 장시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열렬한 호응을 보였다.
연출가 임도완은 "한국과 중국의 유머 감각이 잘 맞았다"며 "2회 공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배우 성원은 "언어의 벽이 예술의 소통을 막지 못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2025년 공연은 2016년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이후 9년 만의 중국 무대 복귀로, 국립극단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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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단 십이야 베이징(2025) 커튼콜을 촬영하는 중국 관객. [사진=국립극단] |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특정 국가와 문화를 넘어 연극이 인류가 함께 살아낸 시대와 인간 본연의 이야기를 한다면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연극과 창작자들은 이미 뛰어난 예술적 자질과 우수한 실력 지니고 있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놓는 데에 필요한 능력들이 모두 갖춰진 가운데 한국 연극을 세계에 각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