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선발 류현진, 24일간 휴식 취하며 컨디션 충전
4차전 선발 유력 문동주, 통산 삼성전 6승 ERA 1.50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동시에 흔들리며 가을야구 플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제 팀의 운명은 3차전에 나서는 류현진, 그리고 4차전 선발이 유력한 문동주의 어깨에 달렸다.
한화는 19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삼성에 3-7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전날(18일) 1차전에서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으로 흔들리고도 타선이 폭발하며 9-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서는 그런 반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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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선발 코디 폰세가 지난 18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사진 = 한화] 2025.10.18 wcn05002@newspim.com |
한화의 두 번째 외국인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무너졌다. 와이스는 4이닝 동안 9안타 2볼넷 4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1~2회는 깔끔하게 막았으나 3회 빅이닝(4실점)을 허용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정규시즌 내내 안정적이던 와이스가 한 경기에서 9안타를 맞은 것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폰세와 와이스의 부진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이래서 야구가 어려운 것 같다. 솔직히 더그아웃에서 보면서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선수가 다음 경기는 잘 던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홈에서 2연승을 기대했던 한화로서는 계산이 어긋난 셈이다. 오히려 시리즈의 흐름은 대구로 이동하면서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삼성은 3, 4차전을 홈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치르며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을 앞세운다. 한화도 류현진과 문동주를 내세워 선발 싸움은 대등하지만, 타자 친화적인 라팍의 특성상 장타력이 좋은 삼성 타선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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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와이스. [사진=삼성] |
이제 21일 열리는 3차전, 류현진이 한화의 희망이다. 올 시즌 26경기 139.1이닝을 던지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한 류현진은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나아진 투구를 보여줬다. 비록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두 자릿수 승수는 놓쳤지만, 시즌 막판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지난 9월 26일 대전 LG전 이후 24일간의 휴식을 취하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했다. 이 기간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55구를 던지며 실전 감각도 점검했다. 다만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는 썩 강하지 않았다. 올해 삼성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는데, 4월 5일 대구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고, 5월 6일 대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가을야구에서 강한 DNA가 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승리했던 2007년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그는 1차전 선발로 나서 6.2이닝 8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두고, 3차전에도 구원 등판해 3.1이닝을 던져 홀드를 따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8년이 흐른 지금, 한화는 다시 그에게 모든 것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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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선발 류현진이 지난 9월 26일 대전 LG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사진 = 한화] 2025.09.26 wcn05002@newspim.com |
4차전에는 '대전 왕자' 문동주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11승을 거두며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문동주는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 8회를 책임지며 2이닝 4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4차전 선발이 유력했지만 2차전에도 문동주는 불펜 대기 명단에 들어갔다. 김경문 감독은 "불펜 운영을 미리 다 말씀드릴 순 없다. 팀 상황에 맞는 경기 운영을 (양상문) 투수코치와 할 것이다"라며 문동주의 연투 가능성에 대해서도 "몸이 괜찮다는 사인이 오면 대기할 수 있다. (4차전 선발 여부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2차전에서 선발 와이스가 무너지며 일찍 내려갔고, 팀이 시종일관 리드 당하고 있었기에 문동주는 등판하지 않았다. 만약 이날까지 문동주가 던졌다면 4차전 등판은 힘들었지만, 등판하지 않으면서 3일 쉬고 4차전 선발로 들어갈 가능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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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선발 문동주(오른쪽)가 지난 18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더그아웃으로 내려왔다. [사진 = 한화] 2025.10.18 wcn05002@newspim.com |
만약 한화가 3차전에서 승리한다면 문동주의 선발 등판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삼성전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문동주는 통산 삼성전 8경기에서 6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고, 올해만 3승 평균자책점 2.50으로 '삼성 킬러' 면모를 입증했다.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간다면 한화는 홈구장인 대전에서 만회를 노리는 폰세를 내세울 계획이다. 삼성은 헤르손 가라비토와 최원태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결국 시리즈 향방은 3~4차전 류현진과 문동주의 투구에 달렸다. 이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한화는 LG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로 향할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