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통화 추진
미·중 무역협상 재가동 신호…정상회담 조율 본격화
트럼프 "100% 관세 지속 불가하지만 中이 원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조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고위급 소통에 나선다.
미국 CNBC는 17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이날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진행 중인 무역협상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CNBC의 에이먼 제버스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통화는 양국 간 교착된 협상에 진전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통화 시각이나 구체적 협의 의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의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에 대응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100% 관세 부과를 경고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공식 접촉이다.
![]()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블룸버그] |
◆ 미·중 무역협상 재가동 신호…정상회담 조율 본격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2주 내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혀 이번 통화가 정상회담 준비 성격임을 시사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회담) 일정이 불확실하다"고 언급했으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 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연쇄 국빈 방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부과하는 100% 관세와 관련해 "그렇게 높은 관세가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그게 지금의 수치다(that's what the number is)"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이(중국이) 나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만들었다"며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 베센트 "허리펑, 존경받을 만한 협상가"…회담 전 아시아 방문 가능성
베센트 장관은 앞서 CNBC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포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허리펑 부총리를 직접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허리펑은 내가 큰 존경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 채널을 통해 관계 복원을 모색하는 이중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통화가 트럼프–시진핑 회담의 사전 조율 성격을 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의 만남이 미·중 관계를 재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가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100% 관세 위협으로 경직됐던 협상이 재가동될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