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인수 계약금 반환 분쟁 승소, 2000억원 찾아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1조1200억 수익 실현
TIGER S&P500, 국내 ETF 최초 순자산 10조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브룩필드자산운용과의 국제중재 소송 승소를 시작으로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 'TIGER 미국S&P500'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10조원 돌파까지 한 달 새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글로벌 투자 전략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ngapore International Arbitration Center·SIAC)는 지난 13일 미래에셋과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 간 분쟁에서 브룩필드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계약금 2000억원 전액과 지연이자 및 중재 비용을 반환하라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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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2년 5월 인수 가격으로 4조1000억원을 제시하며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은 브룩필드와 매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0억원의 이행 보증금을 납입했다.
이후 미래에셋은 인수금 7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셋세이지리츠'를 설립했으나, 국토교통부가 해당 리츠의 대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영업인가를 불허하며 거래가 무산됐다. 브룩필드가 계약을 해지하자 미래에셋은 계약금 2000억원 반환을 요구하며 국제중재를 제기했고, 승소 판결을 받게 됐다. SIAC는 단심제로 운영돼 이번 판정으로 소송은 사실상 종결됐다.
이번 결과는 단순 자금 회수를 넘어 미래에셋이 해외 대형 거래 과정에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 매수자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계약금을 모두 날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국제 중재 승소 경험 자체가 의미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굵직한 성과가 나타났다. 미래에셋은 지난달 25일 카카오뱅크-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컨소시엄과 2조원 규모의 판교 테크원타워(알파돔시티 6-2블록) 매각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이번 거래로 운용 분배금과 매각 차익을 합쳐 약 1조1200억원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줬으며, 내부수익률(IRR)은 약 23%를 기록했다.
2017년 판교 프로젝트를 시작한 미래에셋은 8600억원 자기자본을 조달한 부동산펀드로 알파돔시티 6-1블록 및 6-2블록 토지 7300평을 일괄 매입했고, 전체 연면적 약 11만 평의 대규모 랜드마크 복합 업무시설 개발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기획·설계·시공 등을 직접 주도하며 공사비를 유사 프로젝트 대비 15~20% 절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성과에는 부동산 투자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1969년생인 최 부회장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코넬대 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에버랜드와 부동산 종합컨설팅사 BHP코리아를 거쳐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2본부장으로 미래에셋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2012년 부동산 부문 총괄을 맡았으며 2021년 부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이와 함께 ETF 부문에서도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은 지난 13일 자사 TIGER 미국S&P500 ETF가 국내 단일 ETF로는 처음으로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10일 종가 기준 순자산은 10조918억원으로, 2020년 상장 이후 5년 만의 성과다.
TIGER 미국S&P500 ETF는 해외 주식형 ETF 최초로 국내 전체 ETF 순자산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S&P500 지수 ETF로 성장했다. 회사 측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주 랠리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은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TIGER 미국S&P500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약 1조7800억원으로 국내 상장 ETF 중 1위를 차지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