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듀레이션 제도 도입 병행
출산·육아 가정 지원 '3종 세트'로 소비자 부담 완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보험업계와의 첫 공식 간담회에서 "보험산업은 국민의 안전·건강·노후를 책임지는 사회안전망이자 자본시장의 근간"이라며 "단기 실적 경쟁을 넘어 장기적 신뢰와 연대의 금융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한화·교보·농협·신한·현대·DB·KB·메리츠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20여 개사 CEO가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보험업계와 만나 건전성 관리와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축, 국민 신뢰 회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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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소비자·서민금융 대전환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0.15 yooksa@newspim.com |
◆ "건전성은 신뢰의 출발점"…IFRS17·K-ICS 보완과 듀레이션 규제 신설
이 위원장은 먼저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의 안착을 위한 제도 보완을 약속했다. 그는 "보험산업은 장기자산운용을 통해 건전성에 기반한 신뢰금융과 생산적 금융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며 "보험산업이 장기적 자산운용을 기반으로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단계적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손해율 등 계리가정 구체화로 K-ICS 비율의 비교 가능성 제고 ▲기본자본 비율 규제방안 연내 마련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합리화 검토 등 자본의 질 관리 강화를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할인율 제도 개편과 듀레이션 규제 신설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최종관찰만기를 현행보다 장기화해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시장금리 변동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듀레이션 규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단계로 보험산업의 자본을 생산적 금융과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ALM(자산부채관리)와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 등의 정책지원도 병행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실물경제의 성장을 지원하는 지분취득, 대출 및 펀드 투자에 대한 규제의 합리화를 추진하고 보험업권과 추가 과제들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3단계로는 보험사가 장기적 운용수익을 보험료 할인, 맞춤형 서비스 등 소비자 혜택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자회사 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보험의 서비스화와 신탁활성화 등 미래대비 과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 체감형 상생금융 강화"…저출산 지원 3종 세트·지자체 상생상품 추진
이 위원장은 "소비자 보호는 보험의 본질이자 불변의 가치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보험업권의 상생노력과 관련해 지자체 상생상품의 경우 2026년부터 시민들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150억원 규모의 지자체 대상 공모를 시행하고 소비자 부담완화 효과가 예상되는 '저출산 지원 3종 세트'를 마련한 보험업권에 감사를 표했다
3종 세트는 ▲어린이보험 보험료 할인 ▲보험료 납입유예 ▲보험계약대출 상환유예로 구성된다. 출산 후 1년 이내 또는 육아휴직 기간 중 신청할 수 있으며 내년 4월부터 전 보험사에서 일제히 시행될 예정이다. 연간 약 1200억원 규모의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가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상생노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보험상품 전 주기에 있어 소비자 보호가 구현되도록 내부통제 강화와 조직문화 조성에 힘써달라"고 당부하며 "당국에서도 판매수수료 개편을 연내 마무리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주요 과제들을 내년 초까지 빈틈 없이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 보험업계 "금융 대전환 공감…건전성·상생 병행할 것"
보험업계도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보험산업에 걸맞는 장기적 시계를 가지고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보험업계가 생산적 금융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보험 건전성 제도의 균형적인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생명보험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을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개편하여 신뢰받는 금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금융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생산적 금융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건전성 유지 등 산업 전반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전용상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충분한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보험산업은 장기 신뢰에 기반한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대표의 임기나 단기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넓고 길게 보며 보험산업의 대전환에 힘쓰고 청년 채용 확대 등 사회적 현안에도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