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54배 몰려 공모가 상단 확정...기업가치 12조 넘어
1조8000억 유입해 R&D 투자...3대 현지화 비전 발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전자가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국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인도 경제성장의 동반자로 자리 잡고,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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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식에는LG전자 조주완 CEO와 NSE 아쉬쉬 차우한 CEO를 포함한 경영진 및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의 미래 비전과 국민가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사진=LG전자] |
◆인도 증시 데뷔…사상 최대 흥행 IPO
LG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 상장 및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열었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와 아쉬쉬 차우한(Ashish Chauhan) NSE CEO가 증시 개장과 함께 타종식을 진행하며 상장 개시를 공식화했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인 1140루피(약 1만8000원)로 확정됐으며, 청약 경쟁률은 공모 주식 수의 54배에 달했다. 공모가 기준 인도법인 기업가치는 12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국내로 유입시켜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신성장 분야 연구개발(R&D) 및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 등에 투입된다.
조주완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의 동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인도를 세계로'…3대 비전 발표
LG전자는 상장과 함께 인도 맞춤형 3대 성장 비전인 '인도를 위해(Make for India)', '인도에서(Make in India)', '인도를 세계로(Make India Global)'를 제시했다. 단순 시장 진출을 넘어 인도 고객 중심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생산·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인도를 위해'는 인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을 반영한 특화 가전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모기퇴치 에어컨, 사리 전용 세탁기, 자외선(UV) 살균 정수기 등 현지 맞춤형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으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인도 특화 가전 라인업을 본격 공개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마이크로오븐 등 4종 신제품이 내달부터 순차 출시된다.
'인도에서'는 제조 부흥 정책과 맞물린 인도 내 완결형 밸류체인 강화 비전이다. LG전자는 노이다, 푸네에 이어 스리시티 지역에 6억 달러 규모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 TV 200만대로 확대된다.
또 벵갈루루 SW연구소를 인공지능(AI)·시스템온칩(SoC)·플랫폼 중심 연구거점으로 육성하고, 노이다 연구소를 제품개발 기지로 고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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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LG전자 조주완 CEO [사진=LG전자] |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강화…현지 성장 선순환 구축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단순한 외국계 기업을 넘어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인도 내 고용 창출, 청소년 기술교육, 영양 식단 제공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현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뉴델리·첸나이·하이데라바드 등지에서 'LG 희망기술학교'를 운영하며 청소년에게 IT·전자 수리 기술을 무상 교육하고 있다. 또 '라이프스굿 영양식단' 프로그램을 통해 800여 개 공립학교 학생 6만 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대국민 헌혈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2년 연속 글로벌 경영평가기관 GPTW(Great Place To Work)로부터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을 받는 등 현지 조직문화와 복지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