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유럽 국가 덴마크가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의 긴축 경영 돌입으로 경제성장률을 낮춰야 할 만큼 타격을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올해 매출·영업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덴마크 내 직원을 5000명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덴마크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덴마크 경제부가 지난달 말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 5월 전망치의 절반 이하인 1.4%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한 데 이어 덴마크 중앙은행도 곧 기존 전망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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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덴마크 경제부는 작년 12월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9%로 올렸고, 지난 5월에는 다시 3.0%로 상향 조정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전망치를 대폭 내린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7월 올해 매출 성장 전망을 기존 16~24%에서 13~21%로 낮췄다. 영업이익 성장 전망도 이전 19~27%에서 16~24%로 하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특히 미국 경쟁사 일라이릴리와의 경쟁 때문에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10일 전 세계 임직원 7만8400명 중 약 11%에 해당하는 9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5000명은 덴마크에서 줄이겠다고 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내년 말까지 연간 약 80억 덴마크 크로네(약 1조7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당뇨·비만 치료제의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17년 말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2021년 중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내놓으며 단숨에 덴마크 최고의 기업 자리에 올랐다.
NYT는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하는 덴마크 제약 산업은 작년 말까지 경제 성장의 11%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9년 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 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23년 전체 덴마크 고용 증가의 5분의 1을 책임졌다. 지난 5년간 덴마크 내 직원수는 3만4000명으로 두 배가 됐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면서 노보노디스크도 긴축 경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단스케방크의 이코노미스트인 옌스 네르비크 페데르센은 "노보노디스크는 훨씬 더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 회사의 규모를 고려하면 덴마크 경제의 성장 속도도 더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보노디스크의 직원은 전체 덴마크 고용의 0.15%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심리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노보노디스크는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경고 이후 구조조정과 직원 감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덴마크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