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의원용 고주파 의료기기 출시 예정…PDRN 주사제도 준비
김병훈 대표 "인류의 궁극적 고민은 노화…안티에이징 1위 목표"
ODM 기업과 다른 B2C 모델, 소비자 접점 통한 데이터 선순환 구조
2030년 130조 원 전망 안티에이징 시장…에이피알 전략 통할까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내 뷰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에이피알이 '세계 1위 안티에이징 전문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당장 내년 의료기기 출시를 당장 앞두고 있는 만큼 기업 외연 확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오는 2026년 병·의원용 고주파 의료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에이피알은 연어 DNA 등에서 추출한 PDRN을 자체 생산해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피부 재생 주사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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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 [사진=에이피알] |
지난 19일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아마존 뷰티 인 서울'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해 "5~10년 내 글로벌 1위 안티에이징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며 "화장품을 넘어 뷰티 디바이스로 진화한 것처럼 바이오 영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궁극적이고 필연적인 피부 고민은 노화"라며 "다양한 미용 의료기기를 통해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온 에이피알이 그간 바이오 등으로 외연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실제 에이피알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 산업으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PDRN은 피부 재생 효과로 '스킨 부스터'로 불리는 주사제에 주로 쓰인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경기 평택 공장에서 PDRN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내수 침체 속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 악화의 길을 걷는 것과 달리 에이피알은 국내와 글로벌 모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매출은 5,000억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 때문에 단순히 피부 미용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기기와 바이오 기술을 결합해 헬스케어 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흐름이 에이피알의 성장 전략을 넘어 K뷰티 산업이 나아갈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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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팩토리 평택제3캠퍼스 조감도. [사진=에이피알 제공] |
실제 에이피알이 의료기기와 PDRN 주사제 등 바이오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지금도 여러 K뷰티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행보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같은 전통적 화장품 ODM 기업들은 바이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출발점의 차이가 방식의 차이를 만든다. ODM 기업들이 브랜드사와 협업해 생산과 연구개발 역량을 넓히는 방식이라면 에이피알은 자체 브랜드 '메디큐브'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직접 맞닿으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에이피알은 화장품–디바이스–바이오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해 소비자 경험을 강화할 수 있고 제품 사용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신제품 개발에 곧바로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에이피알은 특히나 피부 노화와 관련한 '안티에이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안티에이징 시장은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피부 재생 주사제, 의료기기, 맞춤형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영역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에이피알이 지향하는 '브랜드–디바이스–바이오 패키지' 전략과도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글로벌 진출이나 매출 확대 차원을 넘어, 화장품과 디바이스, 바이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포트폴리오는 업계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대부분 노리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이 전략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국내 뷰티 업계가 오랫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내수 의존' 구조를 깨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