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대만의 국립대학교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추진했던 정책을 연구하는 학술 거점이 설립됐다.
일본과 공식적 외교 관계가 없는 대만이 '아베 연구'를 공식화한 것은 일본과의 연대 강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NHK에 따르면 대만 국립 정치대학교는 21일 '아베 신조 연구센터' 설립 기념식을 열고, 외교·안보·경제 등 아베 전 총리가 주도한 주요 정책을 학문적으로 연구·계승할 방침을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라이칭더 총통은 "아베 전 총리가 서거한 것은 일본만의 손실이 아니라 대만과 세계 전체의 손실"이라고 강조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어 "연구센터가 인재 양성뿐 아니라 대만과 일본의 미래 협력의 중요한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자민당 국회의원 등 일본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일본 측 인사들의 참여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교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 총통은 평소 일본과의 교류를 중시해 왔다. 그는 부총통 시절이던 2022년 7월 아베 전 총리 피격 직후 일본을 직접 방문해 조문했고, 이는 양국 간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대만이 아베 전 총리를 기리는 연구기관을 세운 배경에는, 대중 정책에서 아베 전 총리가 보였던 강경한 태도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이 있다.
이는 현재 대만이 안보·외교 전략에서 중시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센터 설립은 아베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학문적으로 계승하면서 일본과의 전략적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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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립 정치대학교에서 열린 '아베 신조 연구센터' 설립 기념식 [사진=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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