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이징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위해 출국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방한 구체적으로 협의"
한·중 관계 발전 방안, 북한 문제 등도 논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방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APEC 회의에 시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그에 관해 구체적 내용을 서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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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일본 미국 방문을 위해 지난 7월 29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5.07.29 ryuchan0925@newspim.com |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앞서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시 주석의 APEC 계기 방한에 대해 "거의 확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조 장관의 중국 방문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적극적 의사 표현"이라고 환영하면서 한·중이 APE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에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중국은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시 주석 방한 문제 외에 한·중 협력관계 발전 방안, 동북아시아 긴장 완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중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도 듣고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그동안 유지했던 '북핵 불용'의 입장이 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북한 문제에 관해 우리 정부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해 온 바 있다"며 "이번에도 그런 방향에서 중국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중국이 서해에 무단으로 설치하는 구조물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웃 국가 간에 잘 지내야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가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가 추진 중인 '동맹 현대화'가 중국 견제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