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5경기서 타율 0.294 OPS 0.787
"김하성이 옵트아웃 행사할 가능성도 존재"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애틀랜타의 새로운 유격수로 영입된 김하성이 현지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언론은 김하성이 오랫동안 애틀랜타의 고민거리였던 유격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김하성이 남은 시즌 동안 애틀랜타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면, 내년에도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김하성이 단순히 단기 대체 자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팀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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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로이터=뉴스핌] 애틀랜타의 유격수 김하성이 6일 시애틀과의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웃고 있다. 2025.09.08 wcn05002@newspim.com |
김하성은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탬파베이와 계약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년 2900만 달러(약 404억9000만원)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부상 악재가 겹치며 시즌 내내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일 웨이버 공시 대상이 되었고, 이후 애틀랜타가 영입에 나서며 팀을 옮겼다.
흥미로운 점은 이적 직후 곧바로 반등의 신호를 보였다는 것이다.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그는 두 번째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애틀랜타 유격수 자리가 139경기 동안 이어오던 홈런 침묵을 깨뜨렸다. 짧은 기간이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팬들의 눈도장을 찍은 셈이다.
이적 후 5경기에서 김하성은 17타수 5안타(타율 0.294),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7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여기에 2023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입증된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더해지며, 애틀랜타 내부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애틀랜타는 뚜렷한 주전 유격수를 확보하지 못해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김하성이 합류한 뒤 공수에서 동시에 활약을 펼치자 구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내년에도 김하성이 애틀랜타에 남을지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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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로이터=뉴스핌] 지난 7일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025.09.07 wcn05002@newspim.com |
김하성은 올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기존 계약 파기 후 FA 자격 취득)을 행사할 수 있다.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도 1600만 달러(약 222억원)의 연봉을 받고 애틀랜타에서 뛸 수 있다. 그러나 MLB닷컴은 그가 올해 부상으로 제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만큼, 당장은 애틀랜타에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하성과 주릭슨 프로파의 친분도 구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프로파는 "우리는 단순한 팀 동료가 아니라 형제 같은 사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항상 함께한다"라며 두터운 관계를 강조했다. 김하성 역시 새 팀에서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로파는 "탬파베이에서는 대화할 사람이 없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애틀랜타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서로를 잘 챙기는 팀 분위기를 그도 바로 느꼈다"라고 전했다.
애틀랜타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매체는 "만약 구단이 김하성에게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면, 단순 1년 계약이 아닌 다년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도 "지금까지의 모습을 봤을 때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인다. 남은 경기에서 모두 기용하고 싶을 정도"라며 큰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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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김하성이 6일(한국시간) 열린 MLB 시애틀과의 홈경기 1회 희생플라이를 치고 공의 궤적을 살피고 있다. 2024.9.6 psoq1337@newspim.com |
이번 시즌이 끝난 후 FA로 풀리는 선수 중 최대어는 보 비셰트(토론토)와 트레버 스토리(보스턴)가 있다. 보 비셰트는 올해 연봉이 2500만 달러(약 347억원)다. FA 경쟁이 붙으면 여기서 몸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 계약도 당연히 제시해야 한다. 비셰트는 뛰어난 공격력과는 다르게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기에 불안정적이다.
스토리는 김하성처럼 이번 시즌이 끝나면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옵트아웃을 포기하면 올 시즌 이후로도 2년간 5000만 달러(약 695억원)를 보장받는다. 2028년은 보스턴 구단 옵션이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스토리가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선언할 것인지도 그래서 불확실하다.
그래서 애틀랜타는 싼 가격에 공·수 모두 준수한 김하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매체는 "김하성의 에이전트가 '협상 전문가'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유격수 자원이 풍족하지 않다는 사실이 김하성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김하성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년 소속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