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시속 80km에 달하는 모터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는 경정은 그 자체로 아찔한 수상 스포츠라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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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경정장에서 모터보트에 탄 선수들이 수면 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이에 경정 선수들은 물 위를 날 듯한 속도와 위험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승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한다.
◆ 강철보다 강한 파라 아라미드 유니폼
경정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과 장비는 방탄복과 소방복에 쓰이는 고강도 섬유 '파라 아라미드'로 만들어진다. 상·하의 모두 2겹 이상으로 구성돼 있고, 허리와 같은 주요 부위는 3겹으로 보강된다.
모터보트 전복이나 낙수 시 프로펠러 접촉으로 인한 치명적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손에는 파라 아라미드 안감을 덧댄 장갑을, 발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와 티타늄판, 파라 아라미드 3겹으로 제작된 특수 신발을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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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을 위해 경정 장구류를 착용한 조성인 선수 모습.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선수용 구명조끼는 물에 빠졌을 때 몸을 곧게 세우도록 설계돼 있고, 헬멧 역시 어떤 각도에서도 수면에 뜨도록 제작된다.
특히 왼쪽 팔 보호대는 경정만의 '몽키턴' 때문에 등장했다. 반시계 방향 선회 시 왼쪽 팔에 가해지는 압력을 견디기 위한 장치다.
◆ 경정의 심장, 모터와 보트
경정은 보트와 모터가 분리돼 배정된다. 보트는 충격 흡수를 위해 목재로 만들어졌고, 모터는 선수들이 직접 분해·정비한다. 전기장치, 실린더 헤드, 기화기 등이 정비의 주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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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모터보트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경정코리아 이서범 전문위원은 "보트와 모터는 고유번호가 정해져 있고, 각각의 경주기록, 정비기록 등 세세한 정보가 경정 누리집에 공개된다. 그중에서 모터의 착순점을 잘 살펴보는 것이 추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 각도 2도의 차이, 틸트각의 전략
모터를 보트에 장착할 때 '틸트각'이 설정된다. 기준은 78도지만, 선수들은 –0.5도부터 +1.5도까지 조정할 수 있다. 각도가 작으면 선회 성능이 좋아지고, 각도가 크면 직진 성능이 향상된다. 불과 2도 차이가 경기 결과를 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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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정 뒤쪽에 장착되는 틸트각 조정장치.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경정은 강철보다 강한 섬유로 무장한 유니폼, 수십 겹의 보호 장치, 그리고 불과 몇 도의 차이에 승부가 갈리는 섬세한 기술이 결합된 스포츠다. 화려한 스피드 뒤에는 선수들을 지키는 과학과 철저한 정비의 세계가 숨어 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