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 교환 시 중국에 대만 침공 명분 줄 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사국 지도자들을 직접 만나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나친 양보를 하지는 않을까 공화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매체는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칭찬하는 분위기이나, 결과적으로 푸틴이 너무 많은 것을 얻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며칠 동안 수많은 공화당 의원과 트럼프 지지 매체들은 트럼프에 대한 형식적 찬사를 전하면서도 다음 단계에서 벌어질 일을 신중하게 주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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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차드슨 합동 기지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핌] |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공개적으로 더 회의적이고 강경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고 은근히 압박 중이다.
대표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원인 틸리스는 이날 CBS 모닝스 인터뷰에서 "푸틴이 트럼프를 농락하고 있음이 명백하다"며 러시아 대통령에게 "조금이라도 승리를 안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조금이라도 승리를 준다면, 세계가 전체주의 지배 하에 있어야 한다는 푸틴의 믿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영토 교환'이 있을 경우,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을 러시아 통제 하에 있는 것으로만 인정해야 하며 실제로 러시아에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경고했다.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젤렌스키 및 유럽 지도자들과 만나기 전인 일요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군사력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게 넘기며 푸틴을 보상하는 일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를 비롯한 의원들은 영토 교환이 이뤄지면 중국도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텍사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월요일 밤 폭스뉴스에서 트럼프가 평화협정을 성사시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요한 전제를 달았다.
크루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한 것은 러시아와 푸틴에게 명확하고 눈에 띄는 패배를 안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며, 푸틴도 친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도 같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
최근 폭스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이 트럼프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58%-35%로 응답했다.
다수의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트럼프가 푸틴에게 지나치게 호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갤럽 조사에서는 미국인 10명 중 7명이 평화협정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진행되지는 않을지 최소한 '어느 정도' 우려한다고 답했다.
네브래스카의 돈 베이컨 의원은 하원에서 가장 비판적 공화당 의원으로 꼽히는데, 그는 "우크라이나가 내일 평화를 원한다면 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러시아의 침략에 굴복하라는 요청과 같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무자비하게 전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도덕적 명확성을 갖고 협상해야 한다. 야만적 행위를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