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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 살리자'…정부, 전시·공연 쿠폰 810만장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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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7일 '지방 살리기 상생 소비 활성화 방안' 발표
지자체 1곳-기관 2곳 '자매결연' 추진…지역 소비 유도
'5대 문화 소비쿠폰' 지방 중점 배치…한도·할인폭 우대
'대박 경품' 이벤트 진행…1등 10명에 2000만원 상품권
2차 추경 6000억 지자체 교부해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지방 소비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과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 자매결연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숙박·문화 소비쿠폰 등의 소비 인센티브를 지방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기존 소비쿠폰 사업을 토대로 지방 소비를 우선 지원하는 구조로 재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보다 인구 감소·회복 지연 등 구조적 제약이 큰 지방에 실질적 소비 여건을 조성하고 내수 진작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 '1곳당 2기관' 자매결연 추진…명절 선물·기관 행사 지방 집중

정부는 7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 살리기 상생 소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정부는 '상생 자매결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수도권 기초 지자체 1곳당 최소 2개 이상의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자매결연을 체결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지방 관광 활성화와 특산품 공동 구매 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성장전략 TF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05 mironj19@newspim.com

자매결연은 자율 매칭 방식으로 이뤄진다. 행정안전부(지자체·중앙부처)와 산업통상자원부(민간기업), 기재부(공공기관)가 협업해 희망 수요를 조사한 뒤 유사 활동을 원하는 기관과 지자체를 연결한다. 필요시 마을 단위와의 매칭도 지원한다.

정부는 실제 지역 소비 증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실천적 프로그램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연 1회 이상 단체 방문을 추진해 관광·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지자체 특산품 공동 구매 등도 적극 추진한다.

이 밖에 기관 워크숍·토론회를 자매결연 지역에서 개최하거나, 기관 차원의 인센티브를 통해 휴가철 직원들의 자매결연 지자체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 등이 포함됐다. 바자회나 직거래 장터를 통한 정기적 특산품 구매 유도도 추진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사한 자매결연 시도가 있었지만, 실질 소비와는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미 자매결연을 한 지자체에 가서 소비를 하다 보면 기존 취지를 더 보강하고 소비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도가 처음부터 큰 효과를 내기보다 꾸준히 정착·확산되는 걸 목표로 본다"고 덧붙였다.

◆ 비수도권 전시·공연 쿠폰 추가 제공…'지방 인프라 부족' 우려도

정부는 '5대 문화 소비쿠폰'을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숙박(80만장) ▲미술 전시(160만장) ▲공연 예술(50만장) ▲영화(450만장) ▲스포츠(70만장) 등 5대 분야에서 총 810만장의 소비쿠폰을 순차 지급하고, 이를 비수도권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한도와 할인 폭을 우대해 준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문화 소비쿠폰 지급 계획을 담았던 바 있다. 이 추경을 통해 예산 778억원을 편성한 상태로, 이번 발행 계획에서도 해당 예산을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발표한 지급 계획과 달라진 점은 비수도권에서만 사용 가능한 '미술 전시' 쿠폰과 '공연 예술' 쿠폰을 추가 발급한다는 점이다.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자료=기획재정부] 2025.06.18 sheep@newspim.com

'숙박' 쿠폰을 활용해 비수도권 숙박 상품을 예약할 시 최대 3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별재난지역은 최대 5만원까지 가능하다. 이 밖에 '미술 전시' 쿠폰 3000원, '공연 예술' 쿠폰 1만원, '영화' 쿠폰 6000원 등을 각각 할인해 준다. '스포츠 시설' 쿠폰에서는 기초연금수급 어르신을 대상으로 5만원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이번 방안을 통해 정부는 '미술 전시' 쿠폰과 '공연 예술' 쿠폰에 비수도권 전용 한도로 예매처별 2매를 추가 부여했다. 온라인 예매처에서 선착순으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각 예매처에서 예매 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비수도권 전용 쿠폰은 비수도권 내에서 진행되는 전시와 공연에만 적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나온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공연장과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가 훨씬 부족한데 비수도권 전용 쿠폰이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전시와 공연 등의 절반 정도는 지방에서 이뤄지고 있다. 보통 생각하는 것만큼 지방의 문화 인프라가 아예 없지는 않다"며 "원래 부여했던 이용 한도를 그대로 두고, 여기에 더해 비수도권에서만 쓸 수 있는 이용 한도를 추가로 부여해 개인별 이용 한도를 끌어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인포그래픽 [자료=기획재정부] rang@newspim.com

비수도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대박 경품'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이달 1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국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점포에서 5만원 이상 카드 결제를 하면 자동으로 응모권이 주어지며, 추첨을 통해 공동 1등 10명에게 각 20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이 지급된다.

이 밖에도 ▲2등 200만원(50명) ▲3등 100만원(600명) ▲4등 10만원(1365명) 등에게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총 경품 규모는 10억원이다. 응모는 전국 어디서든 가능하지만, 1등 당첨자는 비수도권 이용 영수증을 기준으로만 선정된다.

아울러 '디지털 관광 주민증' 발급자가 인구감소지역을 여행할 시 추첨으로 관광 등 이용권을 지급하는 '이달의 여행 운' 혜택을 2배 늘린다. 기존에는 최대 50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음 달부터는 최대 100만원으로 늘어난다. 디지털 관광 주민증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 지방 소비 시 최대 2000만원 경품…지역사랑상품권 최대 15% 할인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지원에도 나선다. 이달 중 수요조사를 진행해 다음 달부터 2차 추경을 통해 편성한 6000억원을 지자체에 교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랑상품권 8조원 이상을 발행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2차 추경에서 '소비여력 보강'을 위해 편성된 11조3000억원의 예산 중 6000억원을 지역화폐에 배정했다. 소비여력 보강 예산에는 여러 사업이 포함됐지만, 사실상 지역화폐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10조3000억원) 등 두 가지 사업이 중심축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16일 오후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온누리상품권 이용을 독려하는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그동안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불가능했지만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면서 온누리상품권 취급이 가능해졌다. 2023.08.16 choipix16@newspim.com

올해 지역화폐 발행액은 당초 본예산 12조원에 이어 1차 추경 9조원, 2차 추경 8조원을 더해 총 29조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제도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1차 추경에서 발행 지원액 4000억원을 반영했고, 2차 추경에서 추가로 6000억원을 편성했다.

지역사랑상품권 할인율은 비수도권에 가장 높게 설정했다. 할인율은 ▲불교부단체 최소 7% ▲수도권 10% ▲비수도권 13% 등이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에는 15%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아울러 기업의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시 업무추진비 추가 한도는 기존 0%에서 20%로 상향 조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소비 활성화 방안은 완전히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기존 소비쿠폰과 추경 프로그램을 토대로 지방에 좀 더 무게를 둔 조정"이라며 "정책 효과는 당장 드러나기보다 지속적 확산 여부를 통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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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랭킹 1, 2, 3위가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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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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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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