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복귀 의사 비난으로 경찰 나섰지만
의료계, 사과한 대전협에 또 모욕성 공격
반복되는 공격…세대 갈등·소통 부족 탓
전문가 "의료계, 환자 단체 사과 지속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일부 의사와 의대생이 환자단체와 국민에 사과한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고 있다. 지난해부터 병원에 복귀한 의사에 대한 신상을 유포하는 등 개인 신상을 공개하는 선 넘는 행태에 같은 업계에 있는 전문가들조차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의사와 의대생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 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모욕성 공격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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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왼쪽)와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서 만나 환자, 전공의 각 입장과 상황을 말하고 있다. 2025.07.28 yooksa@newspim.com |
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한국환자단체를 찾아 의정갈등으로 국민에 불편을 끼쳤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일부 의사와 의대생들은 '배신자'라며 국민에게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커뮤니티 내 인신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의정갈등이 시작된 후 현장에 남은 전공의의 신상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고, 전공의가 복귀할 때도 복귀한 의사의 신상을 유포했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신상 유포 게시글 다수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박단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의사와 의대생은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전공의 전체 의견을 듣지 않고 단독 결정을 했다며 탄핵 성명서까지 돌렸다. 이후 박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와 모든 소통을 끊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의료계 내부 소통의 문제를 꼬집었다. 세대 간 견해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여러 의료 단체의 의견이 다르다 보니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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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하은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소수 강성파가 남아있고 본인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오히려 도덕적이고 용기를 내 사회에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의식에 사로잡혀 사회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를 전부 폄하하고 비도덕한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하 교수는 "여전히 정부나 사회에 대한 원망이 크고 오히려 사과를 하면 죄인 취급을 할까봐 걱정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행동은 사회에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고 의사들이 이같은 행동을 감싸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주환 서울대 교수도 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비판하는 의사와 전공의들의 행동을 꼬집었다. 오 교수는 "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는 의료계가 보이는 진전"이라며 "오히려 다른 환자 단체나 소비자 단체 등을 찾아가 사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비판하는 전공의는 이전에 주류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며 "국민 정서를 읽지 못해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