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래량 73% 급감…20억원대 아파트는 3건 중 2건이 '신고가'
서울 서초·강남 신고가 비율 50% 돌파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6·27 부동산 대책 이후 한 달이 지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선 극심한 거래 절벽 기운데 일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소수 '똘똘한 한 채'의 강세가 공존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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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연식별 6.27 대출 규제 시행 전후 신고가 비율 [자료=집토스] |
29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대책 시행 이전 한 달(5월 28일~6월 27일)과 이후 한 달(6월 28일~7월 27일) 동안의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거래량이 72.5% 감소했다. 비수도권(-39.9%) 대비 감소 폭이 1.8배 더 컸다. 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타겟이 됐던 수도권 시장의 매수 심리가 비수도권에 비해 훨씬 더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시장 위축 속에서도, 소수의 핵심 자산으로만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 상승을 이끄는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수도권 20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량은 대책 이전 한 달 대비 85.8% 급감했으나 신고가 비율은 66.1%로 모든 가격대 중 가장 높았다.
대형 평수(전용면적 85㎡ 초과) 또한 거래량은 79.2% 줄었지만 신고가 비율은 12.1%로 전 평형 중 1위를 기록했다. 대출 의존도가 낮은 자산가들이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안전하고 희소성 높은 자산으로만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축 연령 별로는 '5년 이하 신축'(12.7%)의 신고가 비중이 가장 컸다. '30년 초과 노후 구축'(9.5%)이 뒤를 이었다. 확실한 주거 가치를 지닌 신축이나 미래 투자 가능성이 큰 아파트만 살아남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대출 규제 시행 이전 최고가 대비 상승률 역시 수도권(5.6%)이 비수도권(4.1%)보다 높았다. 서울 서초구는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들이 기존 최고가보다 평균 8.6%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어 양천구(8.3%), 성동구(8.3%), 강남구(8.1%) 등 순이다. 서울 상급지를 중심으로 핵심 자산 대한 매수 경쟁이 여전히 매우 치열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대출 규제로 인해 대다수 일반 아파트의 거래는 끊기는 반면, 자유로운 현금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수요가 희소성 높은 초고가·신축·재건축 단지로만 집중됐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