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평균 크기가 상대적으로 더 작은 것도 영향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주택시장에서 신규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저렴한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고금리 속에서 주택 수요가 약해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내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주택의 판매 가격 중간값은 40만1800달러(약 5억5000만 원)로 5월보다 5% 하락했다. 이는 같은 달 43만53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기존 주택 판매 중간값을 밑돈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신축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더 저렴하다는 사실은 시장에서 이례적인 변화로 여겨진다며 그동안 신축 주택은 일반적으로 기존 주택보다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현상은 주로 두 가지 흐름을 반영한다"며 "신축 주택의 평균 크기가 작아지고 있고 건설사들이 가격을 더 많이 인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은 더욱 저렴한 주택에 대한 시급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작은 규모의 부지에 타운하우스를 포함한 더 작은 주택을 짓고 있다"며 "이는 가격 인하와 함께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도 "신축 주택 가격이 낮은 이유는 기존 주택보다 더 작은 부지에 지어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수요가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7% 감소한 393만 건(연율)으로 9개월간 최소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신규 주택 판매는 0.6% 증가에 그친 62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약한 주택 수요는 높은 집 값에 고금리가 구매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업체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6.75%에서 이번 주 6.74%로 소폭 하락했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모기지 금리가 주택 판매를 경기 순환상 최저 수준에 머물게 하고 있다"며 "만약 평균 모기지 금리가 6% 수준으로 하락한다면 우리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라 약 16만 명의 임차인이 첫 주택 구매자가 되고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매매 활동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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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문구가 붙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주택 [사진=로이터 뉴스핌] |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