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이 중국과 협력해도 미국은 상관없다"고 한 발언이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이 필리핀을 앞세워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른 입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24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자세히 전했으며, 이 발언이 필리핀을 당혹스럽게 했으며, 중국에 대한 충격적인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미국 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균형을 맞출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는 항상 미국이었다"고 답했다.
이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을 어떻게 대하든 (미국은) 상관없다"고 발언했다. 이어 "저는 항상 '필리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말해 왔다"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해도 되며, 중국을 상대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을 구사할 것임을 표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한 셈이다. 힌두스탄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놀랍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필리핀의 해상 목표를 지키기 위한 '확고한 약속'을 반복한 바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동남아 연구센터의 쉬리핑(徐力平)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반영하며,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필리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남중국해 전략을 포기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내 저명 언론인인 후시진(胡錫進)은 SNS 계정을 통해 "마르코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기쁘게 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도리어 난처한 상황이 됐다"며 "이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여준 중국에 가장 호의적인 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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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2일(미국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7.24 ys174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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