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량=일본 전체 전략량
AI 서버 급증에 전력 소비 폭등…반도체 효율이 관건
HBM부터 SOCAMM까지 고효율 메모리로 대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고효율 AI 메모리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18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7~8배 많은 전력을 사용하며,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탄소 배출과 기후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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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사진=SK하이닉스] |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415TWh에 달하며, 2030년에는 945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 전체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데이터센터가 배출하는 탄소만 25억 톤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I 성능 고도화를 위한 연산량 증가는 피할 수 없지만, 그만큼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이 절실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전력 효율이 뛰어난 AI 전용 메모리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는 어드밴스드 MR-MUF(Molded Reflow Underfill) 기술을 적용해 방열성과 안정성을 높였으며, 최신 제품인 HBM4는 베이스다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
AI 학습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업용 고용량 SSD도 SK하이닉스의 전략 중 하나다. QLC 기반 PS1012는 좁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고 빠른 전송 속도를 구현해, AI 학습 시간을 줄이면서 에너지 소비 절감에 기여한다.
또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저전력 D램 기반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도 개발 중이다. 기존 서버 메모리보다 작은 폼팩터를 갖춘 이 제품은 데이터센터의 집적도를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도 개선할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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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SK하이닉스 메모리 제품 [사진=SK하이닉스] |
업계에서는 AI 서버 중심의 전력 소비 구조에서 메모리 효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병훈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로 전력 소모를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까지 줄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데이터 이동량 감소를 위한 새로운 아키텍처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GW급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 역시 SK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협력으로 울산에 100MW급 친환경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장기적으로 1GW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확산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고효율 메모리 기술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일부로 평가받고 있다"며 "AI 발전의 속도를 지속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결국 작은 반도체 칩 하나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