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민들 장우산·레인부츠로 폭우 대비
지하철 일부 지연에 서울 하천 29곳 출입 통제
[서울=뉴스핌] 고다연 박우진 정승원 조승진 조준경 최수아 기자 = 밤새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17일 아침 출근길에도 강한 비가 이어졌다. 서울시 하천 29곳은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쏟아지는 비에 하수구에서 빗물이 역류하기도 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장우산을 챙기고 레인부츠를 착용하는 등 폭우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는 모습이었지만 쏟아지는 비를 피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에 50mm~120mm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경기 남부에는 최대 180mm 비가 내릴 전망이다.
![]() |
17일 내린 비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의 수위가 높아진 모습. [사진= 정승원 기자] |
◆ 불어난 빗물에 하천 통제...잠시 서있어도 발 잠기는 '폭우'
서울 광화문으로 향하는 출근길.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은 일찌감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밤새 자는 동안에도 집중호우를 안내하는 안내음 소리와 비상 사이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아침 홍제천 주변 산책길로 내려가는 입구가 차단돼 있었다.
오전 8시가 조금 안 된 시각 홍제천은 천변의 산책길이 잠길 정도로 불어나지는 않았지만 하천의 유속은 제법 빨라보였다.
광화문으로 지하철 내부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광화문으로 가기 위해 3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는 구간에서도 열차 한 대를 보내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특별히 사람이 많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 |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서울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ryuchan0925@newspim.com |
광화문역에서 나오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큰 혼잡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집중호우에 대비했는지 장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들과 레인부츠를 신은 여성들이 자주 보였다.
오전 9시경 종로 1가쪽으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졌다. 샌들을 신은 한 시민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로 보도에 물이 차오르자 얼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배수구에는 낙엽이 조금 쌓인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배수가 잘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다만 계속해서 비가 보도를 때리듯 쏟아지면서 잠깐만 서있어도 신발이 젖고 발이 잠겼다.
쏟아지는 비에 자동차들의 와이퍼는 빠르게 움직였고 시민들도 젖은 발로 빠른 걸음을 했다.
![]() |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서울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ryuchan0925@newspim.com |
오전 8시경 서울 서초구 7호선 내방역 방대로 일대는 쏟아지는 비로 평소보다 차량 통행량이 늘어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다.
내방역 3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에는 출근길 시민 20여명이 비를 피하기 위해 지붕 아래로 몰렸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 양복 바지 무릎까지 젖은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내방역 근처에 위치한 방일초등학교에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색깔의 우산을 쓰고 등교하고 있었다.
내방역 근처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수으로 인해 도로 한복판의 하수도가 역류하기도 했다. 하수구는 갑자기 쏟아지는 빗물을 다 감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물을 뿜어냈다.
![]() |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7.17 leehs@newspim.com |
◆ 장우산·레인부츠·우의로 폭우대비...지하철 큰 혼잡은 없어
아침 인천에서 여의도까지의 출근길. 환승을 하기 위해 신길역에서 내렸는데 승강장이 지상에 있다 보니 비가 안으로 들이쳤다.
출근길 시민들은 장우산, 레인부츠, 크록스 등 나름대로 폭우에 대비한 모습이었다. 많은 비가 예보됐던지라 아예 긴소매의 외투를 결쳐 입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레인부츠를 착용한 한 시민은 "오늘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레인부츠를 신었다. 영등포까지 출근하는데 출근 시간은 평소와 비슷했고 지하철에 사람도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20대의 한 직장인 A씨는 "비에 바지 밑단이 젖을까봐 입사하고 처음으로 치마를 입었다"며 "경기도에서 출근하는데 1호선이 지연돼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오전 8시 여의도역.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출근하는 시민들도 부지런히 이동했다. 잠시 후 다시 비가 쏟아지자 여의도 환승센터로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서는 시민들도 보였다.
같은 시각 2호선 이대역에서 왕십리역으로 이동하는 출근길에는 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걸음을 서둘렀다.
샌들이나 비 장화를 신은 시민들은 역사 안에 비치된 빗물털이용 통에 우산을 빠르게 털어내고 승강장으로 향했다.
왕십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는 쏟아지는 비에 접었던 우산을 다시 펼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보였다.
![]() |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7.17 leehs@newspim.com |
오전 8시 20분 서울 노원역 인근에도 장대비를 예상한 듯 장우산을 든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물웅덩이가 고이면서 사람들은 징검다리를 건너듯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레인부츠를 신고 장우산을 챙긴 시민들이 많이 보였고 우산 아래로는 비에 젖은 바지단과 신발이 드러났다.
같은 시각 노량진역에서는 우비를 입은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아침 노량진역 인근 도로는 빗물이 고여 차량이 지날 때마다 인도로 물이 튀었다.
노량진역 승강장에는 버스로 환승하려는 시민들이 폭우를 피해 출입구에서 기다리면서 혼잡한 모습도 보였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강모(35)씨는 우산에 우비까지 착용했다. 강 씨는 "비가 퍼부어 우산을 써도 옷이 다 젖는다"며 "편의점에서 우비를 샀더니 그나마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비는 전국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는 50mm~120mm의 비가, 경기 남부에는 최대 180mm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 |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7.17 leehs@newspim.com |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