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IP 활용, 한국 관광지 소개
'고퀄' 영상에 시청자들 호평 이어져
'범 내려온다'로 대박 낸 HSAD
외국인 발길 다시 끌어당긴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밤 중 오징어게임 미션 장소를 탈출한 리아. 핑크가드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한국 전역을 뛰어다닌다. 인천 월미도에서 바다열차를 타고, 춘천 김유정역에서 기차를 탄다. 의암호에서는 핑크가드들과 자전거 추격전도 벌인다. 서울 낙산공원까지 달려 온 리아. "난 탈출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재밌지?"
LG그룹의 광고계열사 HSAD가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내놓은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글로벌 캠페인 '이스케이프 투 코리아(Escape to Korea)'의 첫 번째 본편 영상인 '베터 런(Better Run)'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오겜3 보고 왔는데 이 영상이 더 재밌다"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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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투 코리아: 베터 런(Escape to Korea: Better Run)' 중 한 장면과 시청자 반응 [사진=유튜브 갈무리] |
9일 HSAD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작 '오징어게임' 세계관을 차용해 기획됐다.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한국 관광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이다. 넷플릭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K-콘텐츠 시청자의 한국 방문 의향이 72%로 비시청자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관광공사는 콘텐츠 세계관에 한국 여행을 접목하는 색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캠페인의 첫 타자인 '베터 런'은 '오징어게임'의 세계관을 확장한 설정으로, 핑크가드에게 쫓기는 긴박한 주인공의 탈출기를 담았다. 영상에는 경복궁이나 명동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 대신 인천 무의도, 아라마루 전망대, 부여 궁남지 등 외국인들에게 낯선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이나 한강의 라면도서관 등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을 그려낸다. 한국관광공사와 HSAD는 이 영상을 미국, 중국 등 22개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배포할 예정이다.
지난 3일 한국관광공사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250만 회를 넘었다. "한국인인 내가 한국 홍보영상을 이렇게 재미있게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초대장을 외국 관광객들에게 뿌리면 엄청 좋아할 듯", "지금까지 본 홍보영상 중 단연 최고"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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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Rhythm of Korea' 홍보영상 서울편 [사진=한국관광공사] |
HSAD는 한국관광공사와 합작한 글로벌 마케팅에서 이미 굵직한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선보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캠페인은 국악 그룹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독특한 춤을 결합해 서울을 배경으로 촬영한 영상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영상의 현재 누적 조회수는 5200만회로, 뉴욕타임스, BBC 등 주요 외신에서도 잇따라 소개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캠페인으로 아시아·태평양 최고 권위 광고제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이스케이프 투 코리아' 역시 HSAD가 다시 한 번 넷플릭스 인기 IP를 접목해 한국을 색다른 방식으로 알리며, '범 내려온다' 이후 또 하나의 글로벌 히트 캠페인이 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지현 HSAD 실장은 "이번 캠페인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을 몰입형 관광지로 체험하게끔 기획했다"며 "K-콘텐츠를 넘어 한국 관광의 매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영상과 연계해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한다. '내가 영상 속 주인공이라면 도망쳤을 한국의 명소'를 가상의 참가번호와 함께 유튜브 댓글로 작성하고 구글폼을 제출하면 응모가 완료된다. 추첨을 통해 당첨된 해외 참가자들에게는 실제로 핑크가드가 가이드로 나서 한국 관광지를 안내하는 이색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HSAD는 내달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을 활용한 두 번째 캠페인 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