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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노출된 트럼프 관세 협상, 시장은 TACO에 베팅

기사입력 : 2025년07월09일 05:31

최종수정 : 2025년07월09일 05:31

아시아 및 유럽 증시, 관세 불확실성 속 상승세
트럼프의 관세 정책 유연성, 시장에 긍정적 신호
트럼프 "8월 1일 시한 변경 없어" 발언에도 분위기 유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8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매매'가 탄력을 받았다. 14개국에 오는 8월 1일부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것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그의 광폭 협상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이 공개된 다음 날인 이날도 아시아 태평양 주식시장은 지지력을 보였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1.8% 상승했고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0.3% 올라 마감했다. 유럽증시 역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0.41% 상승했으며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도 0.54% 올라 마감했다.

전날 하락했던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장중 트럼프 대통령의 50%의 구리 관세 등 각종 무역 관련 언급에도 대체로 지지력을 유지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37%, 0.07% 내렸으며  나스닥 지수는 0.03%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2025.07.08 mj72284@newspim.com

◆ 과속 방지턱일 뿐…시장, 오히려 '안도'

전문가 사이에서는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과 달리 전날 공개된 관세 서한들이 그다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재료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정책을 확인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무역 협상에 대한 유연성과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새로 정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8월 1일이 확고하냐는 질문에 "확고하지만 100% 확고하지는 않다"며 "그들이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우리는 그것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로 정해진 시한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TACO 베팅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제프리스의 모힛 쿠마르 유럽 담당 수석 전략가이자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관세 발표가 주식시장을 탈선시키는 수준이 아닌 '과속 방지턱'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를 지목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해당 국가들과 그 외 국가들에 더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전반은 밤사이 관세 관련 소식을 대체로 무시했다"며 "결국 각국이 협상을 통해 제안된 관세를 줄일 수 있는 문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현재 '컵의 반은 찼다'는 낙관적인 시각을 취하고 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적용될 수 있는 관세 수준의 재확인보다는 마감일 연기로 인한 숨통이 트인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TACO 매매'가 진행된 것은 이 같은 분석 때문이다. AJ 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분석가는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관세 정책에서 물러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본다. 이날 오전 메모에서 코츠워스 분석가는 "'TACO 매매'가 다시 시장에 등장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최신 관세 발표가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에게 보낸 관세 부과 서한

◆ 상호관세 또 유예…"트럼프식 광폭 협상 한계 노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관세 유예가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 협상 방식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변화가 처음 홍보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으로 정한 오는 9일 이전까지 발표할 수 있는 합의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그나마도 제대로 된 합의가 아닌 틀만 갖춘 상태인 경우가 많다.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글로벌 무역 체계를 해체하고 재건하려 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마감일이 너무 낙관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무역 고문으로 현재 에이킨 검프 법률사무소의 파트너인 켈리 앤 쇼는 "이건 누가 봐도 마지막 압박(final squeeze)처럼 읽힌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유럽연합(EU) 등 여러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이후엔 일시 유예하거나 관세율을 낮추는 식의 조치를 여러 차례 취해왔다며 이 같은 모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와 결단력에 대한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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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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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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