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시 강변 등 3곳에 야외 수영장 개장… 8월 말까지 무료 운영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파리지앵이 100여년 만에 프랑스 파리의 센강(江)에서 수영을 즐겼다.
수질이 나쁜 것으로 악명을 떨쳤던 센강이 작년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인 수질 개선 작업을 거쳐 사람이 수영을 해도 될 정도로 깨끗한 강으로 거듭난 것이다.
5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 수로와 베르시 강변, 그르넬 항구 근처 등 세 곳에서 야외 수영장이 이날 문을 열었다.
탈의실과 샤워 시설, 파라솔, 비치체어 등이 갖춰졌으며 인명 구조대원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켰다. 다만 수심이 얕아 다이빙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들은 "이들 수영장 세 곳은 하루 약 10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다"면서 "8월 말까지 무료로 개방된다"고 말했다.
파리 센강은 1923년 공식적으로 수영이 금지됐다. 수질이 너무 나빠 대장균·장구균 등 병원성 세균으로 인한 피부 감염 등 보건상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트 통행량 증가에 따른 안정상 이유도 제기됐다.
프랑스 중앙 정부와 파리시는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센강의 수질 개선에 나섰다.
프로젝트에는 약 14억 유로(약 2조2500억원)가 투입됐다. 센강에 그대로 하수를 버렸던 2만 가구에 하수 시스템을 설치했고, 비가 올 때 하수가 넘치지 않도록 올림픽 수영장 20개 크기에 해당하는 대규모 빗물 저장시설을 건설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센강에서는 철인 3종 경기와 오픈워터 수영 경기 등이 열렸다. 하지만 수질이 좋지 않아 몇 차례 연습 경기가 취소됐고, 일부 선수가 배탈이나 설사 등을 겪으면서 센강 오염 수준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파리시는 꾸준하게 수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 5월 14일 센강 수영장 개장 날짜와 기간을 공식 확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영장 개장 전날 파리시의 수질 검사에서 '우수' 판정을 받았다"며 "파리시는 센강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시는 매일 수질을 점검해 수영장 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센강 정화는 단지 올림픽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도시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센강 수질 개선을 "국가적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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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 개설된 야외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