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총 109척 수주...전년비 34%↓
"카타르 프로젝트 기저효과와 글로벌 선주 관망 상황 반영"
호황 사이클+고부가가치 수주...영업익 최대 10배 이상 증가 전망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선박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카타르 프로젝트와 같은 초대형 수주에 의한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대표 조선사들이 호황 사이클을 맞아 최소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굳이 무리한 수주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반영됐다.
다만 최근 호황 사이클에서의 수주에 기인한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하며 3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게는 45%에서 많게는 약 10배 넘게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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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6월 총 76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121척보다 37% 감소했다.
한화오션은 이 기간 총 15척을 수주해 지난해 27척 대비 44.4% 줄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18척을 수주해 지난해 상반기와 같다. 조선 3사의 상반기 수주 실적은 총 109척으로 지난해 166척 대비 34.3%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최근 호황 사이클과 지난해 카타르 프로젝트에 의한 기저효과를 급감의 이유로 꼽고 있다.
카타르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LNG선 128척을 발주했고, 이 중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물량은 98척이다. 1차 발주에서 54척을, 지난해 2차 발주에서 44척을 수주했다. 이는 정기적이지 않은 대형 이벤트로 이로 인한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수주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는 의미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및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신규 발주에 신중해진 분위기도 한몫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국내 조선소들이 기본적으로 3년치 일감은 확보를 한 상황으로 급하게 수주할 상황들은 아니다"라며 "또한 작년 카타르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가 매분기 있는 게 아니어서 그로 인해 올해 좀 줄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글로벌 선주들이 관세 상황 등을 보고 어떻게 할지 관망하는 상황도 반영됐다"며 "그리고 완전히 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호황 사이클의 피크가 지난 건 맞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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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
수주 실적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HD현대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약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734억원 대비 약 56%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5100억원으로 지난해 433억원에 비해 11.7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약 3000억원으로 지난해 2086억원 대비 약 45%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수주량 자체는 감소할 수 있어도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에 영업이익과 같은 실적은 내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박시장에 발주 바람이 분 이유는 친환경선박 교체수요 때문"이라며 "2007년은 전세계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 발 해상물동량 폭증 요인이 컸지만, 이번에는 교체수요 필요에 따른 공급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최대 해상물동량의 자리를 지키던 오일 시장이 가스시장으로 일부 자리를 옮기고, 그 동안 큰 고객이었던 적이 없던 해외 특수선 발주국가도 한국의 문을 두드린다. 사이클의 전환 시기보다 사이클의 지속기간을 점쳐볼 필요가 있다"며 조선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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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제공=삼성중공업] |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