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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 이광환 감독님… 편히 쉬세요" 야구인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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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LG 단장 "5인 선발제, 자율야구 도입... 혁신적 지도자"
염경엽 LG 감독 "시구하실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안타까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프로야구의 선구자셨던 감독님…편히 쉬세요."

'신바람 야구'의 주역인 이광환 전 LG 트윈스 감독이 2일 오후 3시 13분, 향년 77세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에 함께했던 제자들과 동료 등 야구계 인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던 차명석 LG 단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감독님은 시대를 앞서간 분"이라며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프로야구에 5인 선발제, 자율야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지도자였다"고 회고했다.

올 시즌 LG 개막전 시구자로 고인을 직접 초청했던 차 단장은 "감독님이 건강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모셨다"며 "그날이 LG 팬들 앞에 선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 장면이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故 이광환 전 감독 추모 이미지. [사진=KBO]

차 단장은 "그날 감독님은 'LG를 위해 더 많이 공부하라'고 하셨다"며 "그 말씀을 평생 가슴에 새기겠다"고 했다.

1994년 LG 입단과 동시에 신인왕을 수상했던 김재현 SSG 랜더스 단장은 "감독님은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어린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시고, 프로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같은 해 LG에서 신인 3인방으로 활약했던 서용빈 LG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역시 고인을 추모했다. 서 코디네이터는 "그 시절 프로야구는 매우 경직돼 있었지만, 감독님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강조하셨던 지도자였다"며 "여자야구, 서울대 야구부 등에서도 열정을 쏟으셨다. 너무 일찍 떠나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시구를 위해 제주에서 올라오셨을 때 공항에 마중 나갔는데, 불과 얼마 전의 일처럼 느껴진다"며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LG의 영구결번 '노송'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도 "이광환 감독님은 1이닝 마무리 투수 개념을 한국야구에 정착시킨 지도자"라며 "이전에는 3~4이닝 마무리가 흔했지만, 감독님은 당시 새로운 투수 운용법을 도입하셨다"고 기억했다. 이어 "고지식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한국 프로야구를 한 단계 도약시킨 분"이라며 "한국야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감독님의 선구자적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은퇴 선수 모임인 일구회도 이날 추모 메시지를 내고 "이광환 전 감독은 은퇴 야구인 권익 보호와 후진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김광수 회장은 "강직하면서도 유연한 성품의 소유자였다"며 "KBO 리그에 현대 시스템을 도입하고 한국야구의 체계를 정립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광환 전 감독은 선수 시절 중앙고와 고려대, 한일은행에서 활약했다. 1977년 중앙고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KBO 리그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 타격코치로 프로에 입문한 뒤, 1989년 OB, 1992년부터는 LG 트윈스 사령탑을 맡았다.

특히 1994년, 류지현·서용빈·김재현 등 젊은 신예와 노장 선수들을 조화롭게 이끌며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당시 팀은 '신바람 야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KBO 통산 608승(639패 3무)을 거뒀다.

감독 은퇴 후에도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 베이스볼 아카데미 원장으로 유소년·여성야구 발전에 힘썼다. 서울대 야구부 감독으로도 활동하며 비선수 출신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탰다. 1995년에는 제주도 서귀포에 사비로 야구박물관을 세우고, 3000여 점에 달하는 야구 관련 소장품을 모두 기증했다.

지난 3월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롯데 개막전 시구는 그의 마지막 공식 석상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구 하실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KBO는 이날 사직·대전·광주·잠실·수원 등 5개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 전 고인을 기리는 묵념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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