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민홍철 의원 "국책사업 지연 책임 현대건설에 물어야"
박 장관 "이번 사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질 것"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덕도 신공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이탈한 현대건설에 대해 국책사업 지연의 책임을 물어 제재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박상우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대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이탈 행위가 국가계약법 등의 제재 대상이 되는지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 입찰에 참여했다가 철수한 현대건설에 향후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대건설의 가덕도신공항 사업 이탈에 대해 페널티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핌DB] |
김도읍 의원은 이날 "국토부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 대해 42군데에 대한 기반 시추조사를 벌인 결과 84개월의 공사기간을 제안했는데 현대건설은 시추조사도 하지 않고 108개월의 공사기간을 제안한 후 철수했다"며 "이로 인해 시기가 1년 이상 지연됐는데 국토부와 조달청은 현대건설에 향후 페널티 부과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체 예산이 10조5300억원에 달한다. 당초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는 2035년 6월 개항 시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2029년 12월 조기개항, 2031년 준공을 목표로 변경했다.
네 차례 유찰 끝에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입찰조건(84개월)보다 24개월 더 긴 108개월의 기본설계를 토대로 2035년 준공 계획을 새로 제출했다.
이에 국토부는 법령상 입찰조건에 맞지 않는 만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을 중단하고 재입찰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서 철수하고 컨소시엄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실상 연내 착공이 어려워지자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올해 9640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기반 조성 예산 중 5200억원을 불용 처리하고 삭감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기존 입찰조건인 공사기간 84개월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기존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흐름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이 경우 현대건설이 주장하는 공사기간 연장에 명분을 주게 된다"며 "국토부 기본계획까지 손을 대게 되면 공기 연장뿐 아니라 예산이 대폭 증액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존 조건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결과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이 1년 이상 지연된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전문가들과 여러 대안을 모색 중이고 기본적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정상궤도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공사비는 최대한 많이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장관은 "정책 용역 과정에서 국토부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책임질 일 있으면 저를 포함해 직원들이 얼마든지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