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교 관계자들에게 문제 제기된 사항 없다"
학부모 단체 "늘봄교사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 얘기해"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극우 성향의 교육단체 리박스쿨과 연관된 늘봄학교 강사가 전국 초등학교 47곳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로부터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리박스쿨 관련 강사의 수업이 진행된 학교에서 역사 관련 수업은 없었고,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학교 현장은 이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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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위치한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 사무실 안의 모습. [서울=뉴스핌DB] |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단체와 시·도교육청, 국회 등에 학부모들의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리박스쿨 관련 늘봄학교 민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리박스쿨 보도가 처음 나온 5월 30일 이후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6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학부모들은 리박스쿨에 대한 전수 조사와 학교 명단 공개를 요청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스쿨'의 약자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 댓글 팀을 운영하는 등 여론 조작 의혹도 받고 있다.
강영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한 학부모가 아이가 집에 와서 늘봄학교 종이접기 수업에서 '이재명은 범죄자로 나쁜 사람이다'는 얘기를 했다"며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처음 몇 번은 무심코 넘어갔는데, 언론 보도 이후 심각함을 느끼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놀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이상한 역사 얘기를 계속 꺼냈다고 아이가 집에 와 얘기했다는 학부모 제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박스쿨 관련된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증 등을 취득한 강사 43명이 지난 4년 동안 전국 57개 학교의 방과후·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교육부 전수 조사 결과 확인됐다.
늘봄학교 강사는 대전 지역이 가장 많다. 총 17명의 강사가 2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수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울(14명·14곳), 경기(6명·10곳), 인천(2명·5곳), 부산(2명·4곳), 광주(1명·3곳), 강원(1명·1곳) 순이다.
이 중 서울의 11명(10개교)을 제외한 32명이 47개교에서 여전히 늘봄수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은 "리박스쿨 관련해 '사단법인'이라고 사칭하고 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는 등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는 이들로 교육청 차원에서도 이 강사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교육 당국에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교육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아직 조사 중으로 학부모 민원 등 리박스쿨 관련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 10개교, 부산 2개교 등 학교 12곳에 대한 현장 조사에선 리박스쿨 관련해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나머지 학교에 대한 현장 점검 등 조사를 6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