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성남시장 시절 프로축구 시민구단 성남FC 구단주 역임
구단 운영에 적극 관여하며 명암 교차…"스포츠 생리를 아는 대통령"
유승민 체육회장 "8대 비전 국정에 반영…실질적인 정책 실현 되길"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체육계는 '첫 구단주 출신 대통령'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3년 프로축구단 성남 일화가 시민구단 성남FC로 전환되면서 구단주를 맡았다. 이 대통령은 다른 자치단체장 구단주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구단 운영에 관여했다. 2014시즌에는 성남FC가 판정 피해를 많이 봤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K리그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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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스핌DB] |
심판 판정에 대해 선수와 지도자 등의 비판을 금지하는 프로축구연맹 규정이 위헌이라며 "판정 성역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맞섰다. 이 사건은 이 후보의 정치적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재정적으로 열악한 성남FC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후원에도 발 벗고 나섰다. 연간 몇 억원 단위였던 게 2014년 23억, 2015년 81억, 2016년 63억, 2017년 41억, 2018년 18억원 이상 걷혔다. 후원 기업 수도 최대 18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후원 규모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그만두자마자 원상태로 돌아갔고, 나중에 '성남FC 사건'이 돼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체육계는 3일 끝난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체육 분야는 소외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7일 '스포츠 없이 미래는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선 후보들에게 8대 과제를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사흘 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찾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임오경 의원에게 '대한민국 미래 체육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여기에는 건강한 학교 체육 조성과 지역 균형 스포츠 발전, 선수·지도자의 안정적인 삶 지원, 체육계 재정 자립을 위한 개선책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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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대한체육회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내놓은 체육정책 8대 과제. [사진=대한체육회] 2025.05.27 zangpabo@newspim.com |
더불어민주당은 스포츠인 권익 향상과 한국 체육 위상 강화를 위한 지원을 대선 정책공약집에 포함했다. 스포츠 인재 개발을 위한 국가 지원체계 구축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스포츠 문화 확산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가 지원체계 구축은 체육인 복지강화와 일자리 창출, 민간기업의 스포츠 실업팀 창단·운영 지원 확대, 체육단체 투명성·독립성·자율성 강화, 체육 영재 발굴, 장애인체육단체 및 e스포츠 지원 강화, 진천선수촌 개방이 골자다.
스포츠 문화 확산은 생활밀착형 체육시설 지속 확보, 어르신 건강권 확보, 학교체육 활성화, 지역 중심 체육활동 지원이 전부다.
여느 정부에서 내놓았던 공약과 정책 방향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한국 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는 프로 스포츠에 대한 항목은 아예 없다. 전체 375페이지의 공약집에서 체육에 할애된 항목은 2페이지에 불과하다.
그나마 눈길이 가는 대목은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부산을 e스포츠의 성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얘기했고, 광주에서 프로 게이머로부터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배우며 관심을 표명한 점이다. 이 대통령은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48년 만의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2036 전주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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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4월 22일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사진=대한체육회] 2025.04.22 zangpabo@newspim.com |
체육인들은 성남FC를 운영하며 스포츠와 접점을 넓힌 이 후보가 취임 후 실제로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유승민 체육회장은 4일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체육회가 제안한 8가지 정책 비전이 국정 운영 우선순위로 자리잡고, 실질적인 정책 실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유보금을 활용한 체육 예산 확대와 스포츠 정책 및 제도 개선 프로세스에 현장 전문가 참여, 스포츠토토 매출 증액을 통한 국민체육진흥기금 증대 및 이에 따른 지원 범위 확대, 스포츠 활동의 학교 정규 교육과정 편성과 비용의 국가 지원"을 요청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