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이란이 5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며 맞선다.
-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덤 프로젝트로 선박 보호를 강조하고, 이란은 통제력 강화를 선언한다.
- U.A.E.에 이란 공격이 이틀째 이어지며 해협 통행은 극히 일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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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이틀째 피격에도 트럼프 "휴전 유지 중"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5일(현지시간) 중동의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각각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틀째 이어지고, 선박 통행이 교전 전의 극히 일부 수준에 그치는 등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 트럼프 "우리가 통제" vs 이란 "통제력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휴전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전날 시작한 미 해군의 선박 보호 작전 '프리덤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전황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갇힌 선박들을 해협 밖으로 빼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 해협을 통제하고 있으며, 그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란 국영방송은 미 해군의 작전을 "실패"라고 규정하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은 오히려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이란군 고위 지휘관 알리 압돌라히는 상선과 유조선에 대해 "이란군과 사전 조율 없이 해협 통과를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미군 주도의 통항 시도에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 선박 1600척 묶인 채… 프리덤 프로젝트 이틀째 '부분 개방'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 수로로, 전쟁 전에는 하루 평균 약 130척의 선박이 통과해 왔다. 하지만 이란이 두 달 넘게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란행·이란발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에 나서면서 약 1600척의 상선이 해협 안팎에 발이 묶인 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이 제한된 수역에서 선박들을 안전하게 인도할 것"이라며 프리덤 프로젝트를 "인도적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 작전에 이지스 구축함과 100대가 넘는 각종 항공기, 다영역 무인 전력, 1만5000여 명의 미군을 투입해 선박의 안전한 항로 조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프리덤 프로젝트'가 시작된 4일에는 미 국기를 단 상선 2척이 미 해군 보호 아래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자회사인 미국 국적 차량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가 그중 하나로, 회사 측은 "미군의 보호 아래 아무런 사고 없이 항해를 마쳤다"고 밝혔다. 해운 정보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4일 하루 동안 모두 6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5일 통행은 더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해운 데이터 업체는 이날 초저녁까지 통과 선박이 없다고 집계했지만, S&P 글로벌은 이날 오후 4시(UTC·국제표준시, 한국시간 6일 새벽1시) 기준으로 1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했다. 기관과 시간대에 따라 집계에 차이가 있지만, 전쟁 전 일일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명목상의 개방'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U.A.E. 이틀째 피격… 그래도 "휴전은 유지"
해협 주변의 군사적 긴장도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당국은 4∼5일 양일간 이란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드론 여러 기가 자국 상공으로 날아들었다며 방공망으로 대부분 요격했다고 밝혔다. 첫날 공격으로는 전략적 원유 시설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선원 3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워싱턴은 공식적으로 휴전이 깨졌다고 보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어떤 행동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거부하며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알려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 역시 휴전이 여전히 발효중이라는 입장을 피력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 해군 작전을 "방어적이고 임시적인 조치"라며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 측은 해협에서의 긴장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란의 최고협상가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행동이 해협의 선박 운항을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이 휴전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해운사들 "아직은 못 나간다"
해운·에너지 업계는 미군의 선박 보호 작전이 시작됐음에도 해협 통과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 상당수는 "이란이 참여하지 않는 일방적 계획만으로는 대규모 선박 이동을 감행하기 어렵다"며 프리덤 프로젝트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위험분석 업체 관계자는 "미군이 향후 며칠간 호위 전력을 늘리더라도, 이란은 비대칭 전력만으로도 대부분의 통항을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프리덤 프로젝트가 확대될수록 미·이란 간 충돌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질적으로 휴전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미국이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해 군사력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어느 시점에 어느 쪽이 선을 넘었다고 규정하느냐에 따라 이란전이 다시 전면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모두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만, 정작 상선들의 안전한 통과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쪽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지금 군사·외교·경제 리스크가 한꺼번에 집중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목이 됐다는 평가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