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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일본 T-4 훈련기 후계기, '해외직구'로 선회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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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지바현 'DSEI Japan 2025'에서
고등훈련기 FT-50, T-7A, M-346 '홍보전'
지난해 4월 T-4 후계기 미·일 공동개발 뒤엎어
나카타니 방위상, "공동개발 계획 없다" 브리핑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지난 21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소재 전시장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방위 보안 장비 전시회(DSEI) 재팬 2025'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예상을 뒤엎고 일본의 차기 훈련기 기종이었다. 당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3국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6세대 전투기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GCAP)의 진척 정도가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소재 전시장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방위 보안 장비 전시회(DSEI) 재팬 2025'가 열렸다. 사진은 전시회에서 T-50 고등훈련기를 홍보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는 DSEI 전시회가 열리던 2023년 3국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2024년 기본설계, 2035년 배치를 목표로 6세대 전투기 GCAP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은 현재 이탈리아 영국과 함께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열중이다. 1990년대부터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이 개발 중인 F-3 스텔스 전투기의 기술 실증기 X-2 '신신(心神)'을 개발하며 5세대 전투기 완성에 노력했으나, 돌연 5세대를 뛰어넘어 6세대 전투기 개발로 갈아탄 상태다.

5세대 전투기 개발에 자금과 기술력을 쏟아 붓는 대신, 6세대 전투기 개발경쟁에 뛰어들어 항공기 수출시장을 내다본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GCAP는 1년 전의 모습과 변함이 없었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거의 끌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록히드마틴 부스에서는 FT-50, 보잉은 T-7A, 일본 부스에선 T-X 훈련기 독자개발 콘셉트, 이탈리아 부스에선 M-346 고등훈련기가 활발하게 홍보전을 펼쳤다.

◆일본, 처음엔 T-4 훈련기 공동개발 추진 = 사실, 일본은 지난해 4월 T-4 훈련기 후계기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1995년 무렵 록히드마틴과 미쓰비시중공업이 F-2 지원전투기를 공동 개발한 적이 있지만, 훈련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지난해 3월 23일자 보도처럼, 지난해 4월 10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노후한 자국산 T-4 훈련기를 대체할 새로운 훈련기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T-4 항공자위대 중등훈련기의 후계기인 제트연습기를 공동개발·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본이 공동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던 전술입문기급 훈련기는 미 공군 고등훈련기로 선정된 보잉의 T-7A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일본 입장에선 이미 미 공군이 351대 도입을 확정한 만큼, T-7A 파생형을 도입해 훈련기 생산비용을 낮추고, 미 공군과 작전 상호운용성도 높이려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이었다.

당초 일본은 T-4 훈련기 후계기를 해외에서 직도입하려 했었다. 그런 일본이 마음을 바꿔 미국과 공동개발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의 계획은 보잉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7A(가칭 T-7AJ) 사업에 참여해 개발비를 분담하고, 미국과 공동으로 해외 고등훈련기와 경전투기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이었다.

36년 전인 1989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작해 항공자위대에 인도한 T-4 중등훈련기. 항공자위대는 37년 가까이 된 T-4 훈련기의 기체가 심하게 노후화 돼 자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가와사키중공업] 2025.05.23 gomsi@newspim.com

◆항공자위대, 노후 T-4 교체 시점 판단 = 일본 항공자위대는 노후화한 자국산 T-4 고등훈련기 200대를 대체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본의 T-4 훈련기는 최고 시속 약 1040㎞(마하 약 0.9)의 아음속 제트 훈련기로, 모두 212대를 생산해 1988년부터 실전에 배치했고, 현재도 16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1995년부터는 곡예비행팀 '블루 임펄스'에 채용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는, 대기 중의 방사성 물질의 비산(飛散) 상황을 조사하는 등 폭넓은 용도로 활용해 왔다.

일본은 이미 1950년대부터 T-1 제트훈련기를 독자 개발 및 배치하기 시작했고, 이어 T-2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1974년부터 양산됐고, 1980년대엔 T-4 아음속 중등훈련기를 개발했다. 일본은 F-2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경력이 있는 만큼, 굳이 미국의 지원이 없어도 최신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독자 개발할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37년 가까이 된 T-4 훈련기의 기체가 심하게 노후화 돼 자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T-4 훈련기는 최신예의 스텔스 전투기 F-35나, 2035년의 배치를 목표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는 6세대 차기 전투기 전용의 훈련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4 훈련기 노후화로 사고가 계속 이어지자 일본은 자체개발보다 '해외직구'를 선택해 단시일 내에 전력공백을 메우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일본 중부서 T-4 훈련기가 추락해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부 아이치현 고마키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T-4 훈련기는 이륙 2분 뒤에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당국은 항공기와 탑승자 수색을 위해 기지 북동쪽 10㎞ 지점의 이누야마시의 '이루카 못'이라는 저수지에 추락했다.

항공자위대 T-4 중등훈련기는 36년 전인 1989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작·인도했다. 항공자위대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가와사키중공업이 생산한 T-4 212대 중 사고 기종은 1989년 교육비행대 편성 당시 납품됐다. 2019년엔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엔진 한 쪽이 정지해 긴급 착륙을 하기도 했다.

일본의 차세대 초음속 훈련기 T-X의 독자개발 콘셉트.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T-4 후계기, '해외직구'로 방향 선회한 이유는 =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국 무기를 국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자위대용 T-4 후계 훈련기를 미·일 공동개발 형식을 통해 해외에서 도입하려 했던 것은 시급한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본은 이탈리아 및 영국과 함께 F-2 전투기를 대체하는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참여하고 있다. GCAP는 6세대 전투기를 2035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26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GCAP의 수출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GCAP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한국이 개발 중인 KF-21 보라매의 경쟁 기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돌연 일본이 훈련기 미일 공동개발에서 훈련기 해외 직구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이번 방산전시회에서 확인됐다. 일본은 노후화된 T-4 중등훈련기 교체를 위해 지난해 4월 미국과 합의했던 새 훈련기 공동개발·생산 구상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훈련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취득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최첨단 전투기 조종사의 효율적인 육성과 경쟁력 있는 방위산업 구축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기체 갱신을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가 제작한 M-346 고등훈련기. 러시아 야코블레프사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Yak-130을 모델로 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6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GCAP 사업에 천문학적 개발비와 양산비용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국과 공동개발하고 양산하는 예산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한국의 T-50 개발의 경우, KF-16 전투기 도입에 다른 절충교역으로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을 지원했음에도 1990년대 책정된 개발비는 1조6886억 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TA-50 개발비용을 포함해 2조1938억원이 투입됐다.

애초 일본의 속내는 미국이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개발 중인 T-7A의 파생형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동개발'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손잡고 개발비를 부담해 라이선스판 T-7A를 비교적 싸게 도입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과 미 해군이 발주한 T-45 고스호크 고등훈련기 대체를 위한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공동으로 참가하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T-7A가 여러 테스트 결함을 보여 미 공군의 첫 운용 시점이 2028년까지 연기됐지만, 5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한 기체란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경전투기를 상정해 설계된 것과 비교해, 보잉의 T-7A는 고등훈련기로만 개발된 모델이라 무장능력 강화와 함재기 등으로의 변신을 위해선 대규모 개량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돈이 추가로 더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미 공군은 T-7A가 선정된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APT) 이외에 실제 공중전과 무장투하 훈련, 가상적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경전투기에 가까운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보잉은 T-7A 레드호크가 수많은 결함과 개발비 상승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737 여객기 결함과 군용기 사업부문에서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 일본이 '공동개발'에 참여할 경우, 일본이 보잉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내부에서 강력하게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T-50을 꺾고 미 공군 훈련기로 선정된 보잉·사브 제작의 T-7A. 윙락 현상과 사출좌석 결함사태 등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으나, 일본 T-4 후계기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T-4 후계기로 T-50 선정 가능성 = 일본의 차세대 훈련기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T-50 기종으로 뛰어드는 것을 비롯해 록히드마틴이 T-50의 미국 버전인 'TF-50', 보잉이 미 공군 훈련기로 선정된 T-7A,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가 M-346으로 본격적으로 참가할 태세다. KAI는 작년 처음으로 일본에서 열린 '2024 일본 국제항공우주전시회'에 T-50 고등훈련기를 출품한 바 있다.

당초 일본은 지난해 미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개발' 발표되기 전, T-4 후계기 도입사업에서 후보 기종으로 보잉의 T-7A, 이탈리아의 M-346, KAI의 T-50을 참여시키려 했었다. T-50 훈련기는 전 세계 훈련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이라크, 폴란드에 이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 FA-50 전투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14대를 도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도 우리와 경쟁 대상이다. 일본은 이탈리아와 항공요원 연습교육 협정을 체결해 항공자위대 조종사들이 2022년 10월부터 이탈리아에서 M-346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가 개발한 M-346 훈련기는 러시아의 야코블레프사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Yak-130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일본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윙락(Wing rock) 현상과 사출좌석 결함사태 등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보잉의 T-7A도 일본 입장에서 선택하기 곤란한 입장이다. 공동개발 기종으로 선정했다가 자칫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이 'DSEI JAPAN 2025'에 선보인 '일본형 T-50', TF-50을 부스에서 전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이 때문인지 방위성은 한국 쪽 T-50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방위성 관계자들이 2023년 말 중동의 두바이 에어쇼 현장의 KAI 부스를 찾았고, '싱가포르 에어쇼 2024'에서는 방위성의 차관급 간부들이 두 차례에 걸쳐 KAI를 공식 방문해 T-50에 대한 성능을 문의했었다고 한다.

T-50은 2018년 보잉·사브가 개발 중인 T-7A 레드호크에 패해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사업은 현재 운용 중인 맥도넬 더글러스 T-45 기종의 노후화로 훈련 여건이 악화되면서 후속기 조기도입이 시급하게 됐다. KAI는 현재 2027년 1월 계약이 예상되는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 해군은 함재기용 T-45 고스호크(Goshawk)를 훈련기로 쓰고 있다. 미 해군의 훈련기 도입 규모는 145~220대 정도로 예상된다.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서도 KAI의 T-50 고등훈련기는 보잉의 T-7A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T-50은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입찰하면서 미 공군이 요구하는 작전요구성능(ROC)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미리 '몸만들기'를 완료한 상태다.

일단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만약 KAI가 차기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을 수주한다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까지 T-50을 미·일 훈련기 공동개발의 기종으로 고려하는 등 호재가 생길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당초 KAI는 2018년 미 공군 수주전 실패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미·일 정부가 공동으로 차세대 훈련기를 개발하겠다며 T-7A을 선택한다면 자칫 T-50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요원해질 수도 있었다.

일본이 T-4 후계기를 직구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우리에게는 엄청난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은 UJTS 사업을 2027년 계약을 목표로 64~132대 규모의 전술 훈련기 사업을 한다"며 "UJTS 사업 수주 성공 후 미 공군 전술 훈련기(ATT) 사업을 노리려 하는 KAI 입장에선 양국의 훈련기 공동개발은 불안 요소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T-50이 일본 고등훈련기로 최종 선정된다면, 전제 조건은 T-50의 공동개발사인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하는 기체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T-7A가 결함사태에 시달리자 일본 시장에 별달리 관심이 없었던 록히드마틴이 '일본형 T-50', 즉 'TF-50'을 들고 방산전시회에 나타난 것이다. 한국 역시 복잡한 한일관계를 고려해 T-50의 일본 마케팅을 록히드마틴에 일임할 가능성도 높다. 만약 일본이 TF-50을 선택한다면, 한국은 록히드마틴의 '하청'을 받아 일본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생산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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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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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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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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