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경쟁력 "양에서 질로 전환"
이탈리아·프랑스 경쟁사 특허 분석
애플과의 특허 소송도 대비 태세
승소 경험 살려 내부 프로세스 강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특허 소송에서 대한전선을 상대로 승소한 LS전선이 글로벌 특허 분쟁에 대비해 대응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LS전선은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며, 유럽 주요 경쟁사에 대한 분석도 강화하고 있다. 특허 소송의 핵심인 피해 규모를 빠르게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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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전경 [사진=LS전선] |
◆특허 경쟁력 고도화해 글로벌 분쟁 대비
LS전선은 지난 15일 뉴스룸에서 대한전선과 특허소송을 진행한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허 경쟁력 강화 계획을 밝혔다. LS전선은 대한전선과의 국내 판결을 계기로 특허 전략을 '양에서 질로' 전환하고 있다.
정재용 LS전선 IP 팀장은 "국내 업계에서 우리 특허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는 특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강한 특허'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LS전선은 주요 경쟁사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모두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경쟁사·사업·제품별로 특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프랑스의 넥상스 등이 대상이다.
특히 LS전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LS전선은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 애플이 무선 충전 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특허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각종 전자기기에 무선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다. LS전선이 지난 2005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1년경 미국 특허청(USPTO)에서 등록을 마쳤다.
LS전선은 애플이 2017년부터 무선 충전 기능이 탑재된 제품에 이 기술을 무단 적용했다고 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2월 '대체적 분쟁 해결 절차(ADR)'를 신청하며 합의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실전 경험으로 기술·회계 대응력 강화
특허법원은 지난 2월 LS전선과 대한전선의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 소송에서 LS전선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양측이 모두 항소를 포기하면서 특허 분쟁은 LS전선의 승리로 일단락된 바 있다.
LS전선은 이번 소송에서 손실 규모, 즉 손해액 산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배연국 LS전선 회계팀장은 "손해액을 산정하려면 우리가 손해를 입었다는, 매출 감소로 인해 손익이 악화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5억원이었던 대한전선의 배상액은 2심에서 15억원으로 늘었다. LS전선이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회계감정 끝에 '한계 이익률(침해 제품으로 인해 잃은 수익)'을 입증하면서다.
배성진 부스덕트국내솔루션팀장은 "침해당한 기간을 특정하는 일과 대한전선의 회피 설계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실물 제품을 입수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며 "실물 제품은 팀원들의 도움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민우 LS전선 배전테크센터장은 "전력 시장이 글로벌 차원에서 확대되는 만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과 특허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모든 연구 개발자가 특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교육을 통해 전략적 사고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