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는 상승세지만 이승우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승우는 경기를 나오지 못함에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 무대를 거쳐 2022년 수원FC에 합류해 K리그 무대에 첫 발을 들인 이승우는 세 시즌 동안 두 자릿수 골을 넣으며 활약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 |
[서울=뉴스핌] 전북 이승우(왼쪽)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15 thswlgh50@newspim.com |
이러한 폭발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여름 수원FC에서 축구 명가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료만 3억5000만원으로 당시 국내 선수 연봉 4위에 오를 정도로 K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승우의 전북 생활이 순탄치 않다. 지난 시즌 리그 12경기에 나섰으나 2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공격포인트도 2골 4도움으로 받은 기대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교체로라도 꾸준히 운동장을 나섰다면 올해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올 시즌 전북이 치른 리그 13경기 중 이승우는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3월 강원FC와 경기에 선발로 나선 이후 리그 3경기에 연달아 결장했다. 이후 지난달 제주SK전과 대구FC전에 후반 교체로 투입돼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섰으나 다시 종적을 감췄다.
11일 광주FC 원정 경기에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14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코리아컵 16강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얼굴을 비췄다. 주말과 주중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컵 대회에는 대체로 그동안 출전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이 선발로 나선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이승우는 선발이 아닌 교체로 짧은 시간 나섰다.
이승우의 기량 하락으로 인한 문제는 아니다. 이승우는 짧은 시간에도 특유의 개인 기술과 패스 능력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달 제주와의 경기에선 정확한 코너킥으로 극적인 동점골의 기점 역할도 했다.
이승우의 입지가 줄어든 원인에는 포옛 감독의 전술 변화가 손꼽힌다. 시즌 초 이승우와 이영재로 중원 조합을 꾸렸던 포옛 감독은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경기를 포함 공식전 6경기 무승으로 부진하자 전술에 변화를 줬다.
가장 큰 변화는 중원 조합의 변화다. 포옛 감독은 강상윤과 김진규를 새로운 중원 조합으로 구성해 나섰다. 그 결과 전북은 완벽히 상승세를 탔다. 활동량이 많은 두 선수를 배치하면서 중원에 한층 안정감이 생겼고 팀은 코리아컵을 포함 11경기 무패(8승 3무)를 달렸다.
![]() |
[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공격수 이승우(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15 thswlgh50@newspim.com |
수비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포옛 감독의 선택도 영향을 미쳤다. 수비 가담이 좋은 선수들을 우선 기용하는 상황에 이승우가 점차 경쟁에서 밀려났다. 공격진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보단 전방 압박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 또는 교체로 활용했다. 전북은 현재 K리그1 12개 팀 중 최소 실점 1위에 올라 있다.
팀의 상승세와 함께 주전 명단이 확고해진 상황에 교체 계획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는 올 시즌 교체 투입된 2경기 모두 송민규의 대체 카드로 활용되어 경기 후반 공격에 힘을 더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포옛 감독은 진태호나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 에르난데스를 선택하고 있다.
전북 포옛 감독도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포지션, 시스템 선택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을 때 손대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올 때가 있다"라고 말하며 상승세를 탄 팀에 변화를 주는 건 맞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직전 코리아컵 16강전에선 "(이)승우와는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보다도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자세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우리끼리는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선수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승우도 좁아진 입지에 초조해하지 않았다. 이승우는 "뛰고 싶다고 해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올 때 또 잘 해야 한다. 매 경기 상황이 다르고,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언제나 기회가 오면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