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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버려진 플라스틱이 등산복으로…노인일자리, 환경보호 앞장선다

기사입력 : 2025년05월07일 12:00

최종수정 : 2025년05월07일 12:00

전북, 자원순환 회수로봇 설치…페트병 분쇄
노인일자리 어르신이 페트병 수거·세척 맡아
분쇄 플라스틱, 블랙야크에서 옷으로 재탄생
순창 작년 수익 300만원…취약계층 위해 기부
노인인력개발원 "환경 보호 위한 일자리 확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 한 분당 생수병 등 페트병 하나씩만 가져와도 110만개 페트병을 재활용하고 옷을 만들 수 있습니다."

조홍영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홍보기획부장은 지난달 30일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의 한 GS25 편의점을 찾아 동행한 기자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편의점 한 켠에는 파란색 '자원순환 회수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자원순환 회수로봇은 생수병 등 페트병을 흰색 알갱이 형태의 플라스틱 플레이크(flake)로 분쇄하는 기계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자원순환 회수로봇 2025.05.07 sdk1991@newspim.com

노인일자리전담기관인 군산시니어클럽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작년 하반기부터 GS25 편의점 내 자원순환 회수로봇을 운영해 오고 있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페트병을 수거하고 세척해 병에 붙은 라벨을 떼고 뚜껑을 분리한 뒤 회수 로봇을 활용해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만들고 있다.

자원순환 회수로봇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이물질이 없는 페트병의 라벨과 뚜껑을 제거한 뒤 파란색 시작 버튼을 눌러주면 투입구는 분쇄하는 동안 굳게 닫힌다. '으드득'하고 페트병이 모두 갈리고 난 뒤 아래 문을 열면 갈려진 플라스틱 플레이크가 소복이 쌓여 있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모은 플라스틱 플레이크는 한국의 아웃도어 제품회사인 블랙야크에서 재활용해 등산복 등에 재사용된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기업은 제품 생산을 위한 질 높은 재료를 얻는 창구가 생겨 서로 '윈윈'(win-win)하는 셈이다. 

블랙야크뿐 아니라 산업용 로봇 제조업인 수퍼빈도 참여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분쇄된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수거하지만, 수퍼빈은 자체 공장이 있어 모인 페트병을 1주일에 두 번씩 가져가 재활용한다. 부산의 경우 롯데케미컬을 통해 선수 유니폼 제작에도 사용된다.

박용두 개발원 전북지역본부 차장은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페트병을 모아 이렇게 분쇄하면 별도로 약 7번의 세척을 거쳐 옷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작년 순창의 경우 3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자원재활용사업을 포함한 시니어 스토어에 참여하는 어르신은 총 12명이다. 얻어진 수익은 지자체에 기부돼 취약계층에 돌아간다. 겨울에 난방용품을 구매하는 데 주로 쓰인다.

박 차장은 "단순히 플라스틱을 모은다는 것보다 판매해 어려운 분들을 지원한다고 하니까 어르신들도 '내가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일자리를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해 더 보람을 느끼신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자원순환 회수로봇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플레이크 2025.05.07 sdk1991@newspim.com

자원순환 회수로봇은 노인뿐 아니라 어린이 교육에도 쓰인다. 홍소연 군산시니어클럽 관장은 "편의점 앞 어린이집과 학교가 있어 어린이와 학생들이 체험하고 분리수거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교육을 받고 간다"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커진 만큼,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이 환경 보호와 탄소 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일자리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의 경우 군산, 익산, 전주, 순창, 부안 5개 지자체가 앞서나가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도 자원순환 회수로봇 설치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자원순환 회수로봇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려면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백인태 군산시니어클럽 팀장은 자원순환 회수로봇의 첫 문턱으로 공간을 꼽았다. 기계 설치 공간뿐 아니라 분쇄된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보관해야 하는데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조 부장은 "(다른 지자체로 확대하려면) 개발원뿐 아니라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노인과 뿐 아니라 환경과가 같이 나서주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부장은 "올해 노인일자리가 110만개로 어르신 한 분당 페트병 하나씩만 가져와도 110만개 페트병을 재활용해 옷을 만들 수 있다"며 "노인일자리가 환경 문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가장 효율적인 모델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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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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