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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의 중장년 취업에세이] 시니어 인턴십 기회, 경험·노하우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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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현장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을 만나면 일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영화 '인턴'을 떠올리며, '시니어 인턴' 키워드로 지금 당장 검색을 해봐라.

공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기관의 시니어 인턴 관련 일자리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발굴한 중소기업에 중장년 구직자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일 경험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중장년도 퇴직 이후 새로운 경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일 경험이 필요한데 '시니어 인턴' 제도가 잘 부합한다.

장욱희 경사노위 전문위원

구인자가 구직자와 함께 일을 해보고 채용을 결정할 수 있을까? 사실 일을 해보고 채용을 결정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턴'은 구인자와 구직자 모두에게 득이 된다. 구인자는 약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인턴 과정을 통해 구직자와 함께 일을 해봄으로써 구직자가 보유하고 있는 강점, 문제해결 능력, 협업 역량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중장년 구직자 또한 해당 기관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은 실제 기업에 들어가서 직접 일을 해봐야 파악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직무가 나의 적성과 성향에 잘 부합하는지?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는 잘 맞는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나와 잘 부합하는지? 기업문화가 나와 잘 어울리는지? 근무 환경은 실제 어떤지? 따라서 중장년에게도 새로운 경력을 추구할 때 이러한 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시니어 인턴 준비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앞에서 언급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시니어 인턴제도는 중장년이 공략할 만한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적합한 직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그렇다면 채용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해당 중소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중장년을 선호할까? 그리고 반대로 피하고 싶은 중장년은 어떤 유형일까?

[사진=영화 '인턴' 스틸]

'시니어 인턴'은 크게 3가지 핵심 관문이 존재한다. 첫 번째 관문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과하는 것이다. '면접'은 시니어 인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면접관이 "이번 시니어 인턴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라고 질문했을 때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저는 이번 인턴 과정을 통해서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전문 컨설팅' 분야에 지원하였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대기업에서 일해 왔으며 대기업은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당 중소기업에서 차별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 관문은 약 3개월에서 6개월의 인턴 과정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인턴 과정에 어떻게 적응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할까?

과거의 향수를 잊어야만 한다. 퇴직 이전 대기업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잊어라. 특히 "라떼는 말이야." 식의 이야기는 곤란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현장은 정말 다르다. 중소기업의 상황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하고 현장의 고민을 잘 들어줘라. 적극적으로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중소기업에 자신의 노하우나 경험을 전수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과시하기보다는 묵묵히 조용히 뒤에서 지원해라. 무조건 가르치려고 들지 말고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분 좋게 전수해 줘라. 일방적인 업무 지시형 스타일보다는 실전형 스타일로 본인이 가능하면 업무를 처리해라. 무엇보다 중소기업에서 오랜 기간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최대한 존중해 줘라. 특히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라. 그들 눈높이에 맞추도록 최대한 노력해야만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4 희망‧행복·미래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한경협 중장년내일센터, 서울 남부고용 노동지청, 영등포 여성인력 개발센터와 함께 여는 이번 취업박람회는 구직자에게는 다양한 취업 기회를, 기업에게는 우수 인재 채용의 자리를 제공한다. 2024.10.15 pangbin@newspim.com

면접관이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저희 00회사는 경영진과 일부 임원을 제외하고는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업무를 추진하실 계획인가요?" 실제 면접 현장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했다. 중장년 구직자 두 분의 답변을 비교해서 들어보자.

중장년 구직자 A가 답변한다. 강한 톤으로 "저는 젊은 부하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중장년 구직자 B가 답변한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저는 이전 부서에서 저보다 젊은 상사분을 모시고 일했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소통이 어렵기도 했지만, 자주 소통하고 사석에서는 상사분께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젊은 상사와 일한다고 해도 업무를 잘 수행할 자신이 있습니다. 또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부분은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이처럼 중장년 구직자 두 분의 답변과 태도가 달랐다. 독자라면 누구를 시니어 인턴으로 뽑겠는가?

세 번째 관문은 시니어 인턴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잡-오퍼(job offer)를 끌어낼 수 있어야만 한다. 인턴이 끝이 아니다. 인턴 과정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약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어떻게 해야 잡오퍼를 끌어낼 수 있을까?

구인자가 구직자의 가치를 잘 파악하고 채용을 결정하였을 때라야 구직자는 오퍼를 받을 수 있다. 즉 아무리 구직자 개인이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한다고 한들 상대가 이를 알아주지 못한다면 재취업으로 갈 수가 없다. 따라서 인턴 기간에 '당신을 뽑아야 하는 그 이유를 입증'해 주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는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매출에 영향, 기술 개발 및 지원, 시스템 개발, 실질적인 경영 자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소기업 대표가 해당 중장년 구직자에 대해 심적 부담을 갖는다면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제안하였다. "대표님 중장년 구직자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함께 일해 보시고 추후 채용을 결정하는 것이 어떨까요?" 필자는 현장에서 중장년 구직자를 중소기업에 연계(job matching) 하는 경우, 중소기업 대표님께 즉각적인 재취업보다는 인턴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제안하면 중소기업 대표가 긍정적인 검토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무엇보다 향후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관하여 뚜렷한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만 했다. 비록 그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지 못했을지라도 중장년이 해당 중소기업에서 성실하게 일한 경우 상당수가 재취업에 성공하였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6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2025 서울시 4050 중장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생명,신한라이프,현대그린푸드, HY한국야쿠르트 등 중장년 채용을 희망하는 3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중장년 구직자 45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2025.03.06 yym58@newspim.com

따라서 시니어 인턴 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전해라. 첫째, 인생 2막을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일 경험은 필수다. 우선 시니어 인턴부터 시작해 봐라. 둘째, 해당 중소기업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구체화해라. 셋째,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라. 넷째, 꼰대형 스타일로 업무 지시형보다는 조용히 뒤에서 지원해라. 다섯째, 과거의 향수는 빨리 잊을수록 재취업 성공률이 높다.

중장년은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적자원(human capital)이다. 그러나 중장년 상당수가 퇴직 이후 과거 경력과 경험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고 경험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일 경험은 필수다. 일 경험을 쌓고 재취업 성공률을 높여 주는 것이 바로 '시니어 인턴'이다. 빨리 기회를 잡아라.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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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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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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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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