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에 "패배자"
시장 전문가 "파월 해임 시도, 시장 극심한 반응 보일 것" 경고
금값, 3400달러 돌파하며 사상 최고
장기물 금리 상승, 달러화 급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1일(현지시간) 급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속해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공격하면서 시장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후 12시 30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5.52포인트(2.70%) 내린 3만8086.71을 가리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50.11포인트(2.84%) 밀린 5132.59에 거래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07.90포인트(3.12%) 급락한 1만5778.54를 나타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42.62포인트(2.27%) 하락한 1830.00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이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우려를 키워 이미 취약해진 시장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은 주가를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많은 이들이 요구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내리고 식품 가격도 상당히 내렸으며 대부분의 다른 것들도 내리는 추세라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예상한 대로 이러한 비용이 보기 좋게 하방 추세에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없지만 패배자인 '미스터 투 레이트가 금리를Too Late)'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미스터 투 레이트'는 금리를 내리지 않고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파월 의장을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이미 7번 (금리를) 내렸다"며 "파월은 항상 졸린 조 바이든과 이후에는 카멀라(해리스)를 당선시키기 위해 금리를 내린 선거 기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너무 늦었다'"며 "그게 어떻게 됐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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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파월 의장이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동결 기조를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파월 의장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개월간 파월 의장의 해임을 논의해 왔으며 그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나선다면 시장에서 가파른 매도세가 펼쳐질 것으로 경고했다. 구하 부대표는 "연준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준을 높이는 것"이라며 "연준 의장을 해임하려고 한다면 수익률이 오르고 달러화가 하락하며 주식이 매도되는 시장의 극심한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패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대통령이 통제하려는 것 말고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 연준 의장을 제거하려는 것은 나쁜 인상을 준다"며 "시장에 그런 물음표가 있을 때는 아무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각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 중이며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6.4bp(1bp=0.01%포인트(%p)) 상승한 4.391%를 가리켰고 30년물은 8.8bp 오른 4.897%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 가치는 3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1.00% 내린 98.38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0.97% 오른 1.1506달러, 달러/엔 환율은 0.88% 밀린 140.93엔을 각각 나타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2.90% 급등한 3424.80달러에 거래됐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