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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정밀지도 압박] ② "정밀지도까지 내주면 끝"…네카오, '허용론'에 긴장

기사입력 : 2025년04월22일 11:30

최종수정 : 2025년04월24일 11:13

외국인도 우리 앱 사용…이미 충분한 서비스 제공 중
데이터 공짜로 넘기는 건 부당, 조건 없이 허용해선 안 돼
구글, 자국 서버도 없이 무임승차 요구…디지털 주권 침해도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구글이 한국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다시 국외 반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10년 넘게 이어져온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에 국내 플랫폼 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업체들은 구글의 지도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견제하며 자사 플랫폼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구글이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내세워 지도 반출 허용을 주장하는 데 대해, 국내 플랫폼 업계는 '이미 외국인을 위한 지도 서비스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지난 14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로컬(BE-LOCAL)'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구글의 정밀지도 압박] 글싣는 순서

1. 반복된 구글 요청에 10년째 제자리…대응 미흡 도마 위
2. "정밀지도까지 내주면 끝"…네카오, '허용론'에 긴장
3. "'망사용료 0원' 구글…책임 없는 이중잣대"

네이버 지도 앱을 외국어로 설정한 사용자에게 명동·성수·이태원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지역의 인기 맛집, 패션 브랜드, 문화 공간 정보를 다국어로 제공하고 있으며, 대중교통 안내, 리뷰 번역, 쿠폰 지급 등 맞춤형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카카오도 영어 버전의 카카오맵을 통해 주요 관광지 안내 기능을 확대하고 있으며, 실내 내비게이션과 AR 길찾기 등 특화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상철 네이버 플레이스 사업 부문장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 지도는 국내 최대 수준의 장소 정보와 생생한 방문자 리뷰를 기반으로,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며 "다국어 버전 네이버 지도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을 편리하게 여행하고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통해 한국 MZ 인기 핫플을 소개하는 '비로컬(BE LOCAL)'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네이버]

◆ "지도 반출은 생태계 붕괴 신호탄…구글이 다 가져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정밀지도 반출이 구글에 '게임 체인저'를 쥐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은 국내에서 1대 2만5000 축척의 일반지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좁은 골목길이나 도보 안내 등에서는 정보 부족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정부가 제공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 정보, 위치 정밀도, 검색 최적화 기능 등을 구현하고 있다. 구글이 이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검색·광고·길찾기·자율주행 API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구글이 자사 지도 서비스를 모바일에 통합한 직후 유럽과 미국 내비게이션 시장을 양분하던 탐탐(TomTom)과 가민(Garmin)의 주가는 각각 85%, 70% 이상 급락한 바 있다.

국내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공간정보 업체의 99%가 중소기업이며, GIS·LBS 관련 기업, 블랙박스 제조사 등도 포함돼 있어 구글의 반출 요청은 생태계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특히 최근 디지털 주권 강화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반출 이슈는 2016년보다 훨씬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글이 한국 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로컬 생태계 기여나 세금 납부, 데이터센터 설립 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부가 제공한 공간정보를 활용해 매년 서비스 고도화에 투자하며, 다양한 기업·소상공인과의 연계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 기업 한 관계자는 "2016년 당시에는 구글의 계열사인 나이언틱이 AR 및 지도 기반 '포켓몬고' 출시를 빌미로, 국내에서 AR 기반의 포켓몬고 서비스가 다소 부정확하게 제공되는 이유로 한국 1대5000 정밀지도 반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 구글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1대2만5000 축척의 지도로도 충분히 가능한 서비스임이 밝혀지며 구글의 거짓주장이 드러난 바 있다"며 "이번 구글의 요청 역시 2011년, 2016년과 달라진 것이 없다. 국내 서버 설치 없이 유럽 해외 데이터센터로 반출하겠다고 하며 클라우드 방식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하나, 이는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지 않을 이유와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료=김우영 의원실]

◆ "조건부 허용도 가능…하지만 최소한의 레버리지는 필요"

일각에서는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조건부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거나 보안시설 좌표를 비공개로 처리하는 자체 기술을 적용하는 식이다. 또 일정 기간, 일부 영역에 한해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고 활용 내역에 대한 투명한 보고·감사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구글의 한 국내 파트너사 측은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대만은 구글 지도가 가장 잘 사용되는 국가 중 하나이며 중국 역시 일부 정보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지도와 교통정보 모두 제공되고 있다"며 "심지어 현재 전쟁 중에 있는 이스라엘마저 구글에 블러 처리 요청을 한 것이 아닌 개별 위성영상업체에 직접적으로 보안시설 블러처리를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은 이번 반출 요청에서 추가로 블러 처리가 필요한 군사 기밀시설이 있다면 블러 처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미 시장에서 국내 지도 서비스 또는 상업적 위성 이미지를 통해 해당 시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러한 제한이 실질적인 보안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며 "또한 클라우드 시대에는 여러 지역에 분산된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이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에만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은 오히려 재난·재해 측면에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구글 관계자 역시 "구글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며 "구글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이 유용한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플랫폼 업계는 정밀지도 데이터의 반출은 디지털 주권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정부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도 데이터는 한 번 반출되면 회수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화재가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사진=뉴스핌 DB]

특히 구글이 해외에서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사례를 볼 때, 반출 이후 한국 정부의 요청이 제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도 크다. 구글은 자사 표준과 '중립성 원칙'을 내세워 지명 표기 문제에서 한국 정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정밀지도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자산이며, 위성사진과 결합될 경우 보안시설 위치 노출 가능성도 있다"며 "정밀지도 반출 이후 글로벌 구글맵에서 동해가 일본해,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다면, 한국 정부가 이를 수정 요청해도 반영될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멕시코만을 'Gulf of America'로 표기한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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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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