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 여전히 필요"
교육부 물러서 "학사 일정·대학 입시 일정 고려"
의료개혁 후퇴 우려에는 "송구"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부가 2026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했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확정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1년 2개월 만에 의대 정원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수 의대생이 수업 거부를 고수하고 있어 집단 유급 가능성이 크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의대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대학의 일치된 의견이다. 특히 수업거부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2026학번 예비 의대생에게 수강신청시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 중이다.
◆ 수업 참여율은 26%…이주호 "내가 책임지고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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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5.04.17gdlee@newspim.com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단,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 이사장 등과 함께 '2026년도 의대 모집 인원 동결'을 골자로 한 의대 모집 인원 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이 장관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대학의 교육을 책임지고 계시는 총장님들과 학장님들의 의사를 존중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날 의총협은 오후 1시 화상회의를 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논의해 이 같은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 정원 동결의 전제 조건으로 의대생의 '전원 복귀'를 내걸었지만,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의대 교육 정상화가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자 한 발 물러섰다. 복학한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율은 평균 26%로 낮은 수준이다.
이 장관은 "학생 복귀 수준은 당초 목표에 비해 아직 미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학사와 대학 입시 일정을 고려해 이제는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확정하고 교육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으로 이는 돌아오지 않는 학생에 대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는 의대 교육 정상화의 책임 부서"라며 "당연히 장관은 무한 책임을 진다"고 덧붙였다. 전날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이 장관은 "책임지고 해결할 테니 이 문제를 맡겨 달라"며 정원 동결을 주장했다.
이 부총리는 "증원을 기대하셨던 국민 여러분께 의료개혁이 후퇴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하여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의대 정원 등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이 장관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2027학년도 이후의 입학 정원은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에 따라 수급추계위원회를 중심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24·25·26학번 동시 수업 발생 우려…2026학번에 우선 수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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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대 총장과 의대 학장들과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관련 발표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4.17.gdlee@newspim.com |
대다수 의대생이 수업 거부를 고수하고 있어 집단 유급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경우 내년 1학기 24·25학번과 26학번 신입생이 1학년 과정을 함께 듣는 이른바 '트리플링'이 발생하고, 향후 의료 인력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대학별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동아대는 2026학번에게 우선 수강권을 주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강 신청을 적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2026학번에게 수강 신청 우선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문의가 오고 있어 다른 학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대학들은 타 단과 대학과의 형평성, 대학의 교육 여건을 고려해 대학은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하는 등 학사 유연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이사장은 "대학은 수업 불참에 대해 유급 처분을 적용하는 등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학사를 운영할 방침으로 각 학교마다 유급 예정 등 다양한 일정들을 학생들에게 통보하고 있다"며 "학사 유연화는 결코 이번에는 없으며 원칙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 학생들에 대한 호소도 이어졌다. 이 부총리는 "학사 일정과 입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우선 학업에 복귀한 후에 의료 정책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의사 양성은 의대가 사회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으로, 의대의 모든 구성원은 공동체가 부여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오늘과 같은 (의대 정원 동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됐기에 많은 학생들이 빠른 속도로 복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아울러 "남은 의료 개혁 문제는 정책 전문가의 몫"이라며 "학생의 역할은 충분히 했고, 이제는 수업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방법을 모색할 때"라고 덧붙였다. 전공의 의료 정책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으므로 지속적 협력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전공의들을 향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곁에서 전문의로서 성장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