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어제의 인문학] 지브리는 어떻게 브랜드가 됐나

기사입력 : 2025년04월14일 12:40

최종수정 : 2025년04월14일 14:10

챗GPT가 느닷없이 소환한 지브리의 영향력
디즈니를 능가하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탄생 배경
반전, 환경, 페미니즘...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온 세상이 지브리 열풍이다. 너도나도 챗GPT에게 자신의 사진을 주고 지브리 풍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다. 지브리는 어떻게 브랜드가 됐을까. 지브리에 신세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지브리의 탄생과 성장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에 디즈니가 있다면 일본에 지브리가 있다. 지금은 많은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군웅할거하지만 이 두 회사를 빼놓고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논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 '이웃집 토토로'. [사진 = 지브리스튜디오] 2025.04.14 oks34@newspim.com

지브리 스튜디오의 핵심 인물은 미야자키 하야오(1941~)다. 그를 빼놓고는 지브리를 이야기할 수 없다. 지브리의 처음과 끝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미야자키는 1963년 졸업 후 도에이 애니메이션(東映動画)에 입사한다. 훗날 동업자가 되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갔다.

'미래소년 코난'(1978년)·'빨강머리 앤'(1979년)에 이어 세계 멸망과 부흥, 환경이라는 주제를 다룬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년)로 크게 성공했다. 1985년에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를 설립했다. 지브리는 원래 미야자키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군용 정찰기 이름이었다. 원래는 '기블리'가 정확한 발음이었으나 미야자키가 지브리로 알고 있어서 그렇게 정했다. 사하라 사막에서 부는 열풍을 의미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챗GPT가 변환한 스냅 사진. 2025.04.14 oks34@newspim.com

미야자키 하야오는 지브리 설립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이 된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여 만든 '모노노케 히메'(1997년)는 제작비 20억 엔을 투자하여 1,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대표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은 일본에서 2,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어느 여름날 10살 소녀 오기노 치히로가 양친과 함께 인간 세상이 아닌 신들의 세상으로 빠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곡가인 히사이시 조가 콤비를 이뤄 전 세계적으로 2억 7천4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에서도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은 마법에 걸려 90세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해 버린 '소피'와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는 마법사 '하울'의 사랑 이야기다. 영국 판타지 소설 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미야자키 하야오. [사진 = 지브리스튜디오] 2025.04.14 oks34@newspim.com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선과 악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극적인 화해를 통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권선징악은 더 이상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없는 규범이라는 게 미야자키의 생각이다. 또 하나는 미야자키의 환경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다. 그는 늘 환경주의와 지구 생태계의 연약한 모습을 강조하면서 인류에게 각성을 요구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모노노케 히메'에서 미야자키는 반전(反戰)을 외친다. 나우시카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전쟁과 환경 파괴로 인해 멸망한 땅에 평화를 불러온다. '모노노케 히메'에서도 '생명의 신' 시시가미가 인간들의 추악한 전쟁을 멈추게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원시적인 생명력의 숲에 살면서 그곳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인류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은 숲과 나무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사진 = 지브리 스튜디오] 2025.04.14 oks34@newspim.com

유난스러울 정도로 비행기를 좋아하고, 신화의 신봉자이면서 페미니스트이기도 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지금도 여전히 현역이다. '모노노케 히메' 제작 후 처음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2013년 극장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공개 이후 더 이상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는 것보다 뭔가 하다 죽는 것이 낫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지금 지브리는 시도 때도 없이 소환되어 온라인 세상을 도배하고 있다. 그런 현상을 접하면서 지브리의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 감탄사가 나오기 이전에 안쓰럽다. 친환경주의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각과는 반대로 사람들이 온갖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사진
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