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시장 동향'…가계대출 증가폭 절반 이하로 축소
전문가 "관세 전쟁 앞두고 '디레버리징' 조짐 나타나고 있다"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이 3월 기준으로 2005년 이후 20년만에 감소했다.
자금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선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이, 공급자인 은행들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가 맞물린 결과지만 전반적으로는 4월 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을 대비해 디레버링징(부채 정리)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9일 '3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은행의 기업대출이 지난달 대기업에서 0.7조원, 중소기업에서 1.4조원 감소하며 월말 잔액이 전월에 비해 2.1조원 줄어든 1324.3조원 이었다고 밝혔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연말 계엄사태와 은행권의 신용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11.5조원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1월(7.8조원), 2월(3.5조원) 증가세를 유지하다 3월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3월 기준으로 은행의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200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회사채는 결산, 주총 개최 등 계절요인의 영향으로 순발행 규모 축소(2월 3.0조원 → 3월 0.4조원)됐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분기말 재무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순상환 규모(-1.6조원 → -3.7조원)가 확대됐다.
3월 은행 가계대출도 전월 3.2조원 증가에 비해 1.4조원 증가로 절반 이하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3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145조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과 연초의 주택거래 둔화, 신학기 이사수요 해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 축소(3.4조원→2.2조원)됐다. 전세자금 대출은 1월 0.4조원, 2월 1.2조원 증가에서 3월 0.7조원 증가로 증가폭이 꺾였다.
기타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폭이 전월 -0.2조원에서 -0.9조원으로 확대됐다.
한은 금융시장시장국 김민철 팀장은 "3월 말 확대된 토지거래허거제의 영향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은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있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3월 금융시장 동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을 앞두고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부채 정리(디레버리징)에 나서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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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025.04.09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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