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반 만에 다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루비오 "관세로 불균형 재조정...새 협의 중요"
중국 겨냥한 공동성명 ...'중국 견제' 기조 유지
"경제협력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한 축" 재확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한국의 대미 투자 실적과 한·미 동맹 관계,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 장관은 3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루비오 장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는 자리에서 루비오 장관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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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왼쪽부터)이 3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4.04 |
루비오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의 관세 조치는 무역 불균형을 재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재조정된 기초 위에서' 새로운 협의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안보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북·미 대화 추진과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정책 검토와 이행 과정에서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협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만난 것은 약 1개월 반 만이다. 장관들은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MSC) 계기에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3국 장관들의 소통이 빈번해진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3국 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조 대응과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3국 장관들은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도발적 행위, 특히 최근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 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불안정을 가중시키는 행위의 중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겨냥하는 표현들이 많이 포함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했으며, 힘 또는 강압을 포함하여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했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이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고, 항행·상공비행의 자유와 여타 합법적인 해양 이용을 포함해 유엔해양법협약에 반영된 국제법이 우선해야 한다는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뮌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의 공동성명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있는 참여에 대한 지지' 문구도 포함됐다.
3국 장관들은 이어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대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환영하고 "유엔 헌장에 합치하는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필수적인 단계로서 포괄적인 휴전을 위한 진전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북한의 증가하는 러시아와 군사 협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북 제재 체제 유지·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3국 간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장관들은 ▲미 LNG(액화천연가스)와 여타 에너지 자원 및 기술에 기반한 에너지 안보 및 에너지 협력 ▲핵심 광물 및 기타 필수 공급망 다변화와 핵심·신흥 기술의 개발·보호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한 선진 민간 원자로 개발·도입 공동 노력 가속화 ▲해양 선단·조선업·역량 있는 인력 토대 해양 안보·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공동 노력 등을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또 경제적 강압과 불공정 무역 관행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내용과 자유롭고 공정한 국제 경제 질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국·우호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에 전방위적 통상 압력을 가하는 것을 염두에 둔 중국의 의중이 담긴 표현으로 풀이된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