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부터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27일 미국 증시에서 자동차 제조 업체뿐만 아니라 부품 업체, 판매 업체까지 자동차 관련 주식이 일제히 하락했다.
관세에 따른 여파로 자동차 가격과 보험료 등에 대한 가격 전가가 진행될 경우 미국 내 물가가 0.4%포인트 상승할 것이란 추산도 나왔다.
트럼프의 관세 조치는 승자가 없는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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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 자동차 업계, 120조원 이상 비용 부담 증가
트럼프의 관세 조치 발표 후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7.36%, 포드는 3.88% 각각 하락했다. 스텔란티스도 1.25% 내렸다.
일본 증시에서도 토요타자동차(-2.04%), 혼다(-1.86%), 닛산자동차(-1.68%) 등 빅3의 주가가 일제히 내렸다.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4.28%, 3.45% 하락 마감했다.
GM은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약 45%, 포드는 약 20%를 캐나다나 멕시코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 전체적으로 2024년 7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입했으며, 대부분은 멕시코, 일본, 한국, 캐나다에서 들여왔다.
미국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부품 해외 조달 의존도는 약 20%에 달해,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자동차 관련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JP모간 체이스의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먼은 "관세 대상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자동차 업계 전체의 비용 부담 예상치를 기존 410억달러에서 두 배인 820억달러(약 120조원)로 상향 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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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 GM·포드, 이익 '제로' 가능성
UBS의 애널리스트 조셉 스파크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 모두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GM과 포드의 2025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 예상치는 전액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의 영향은 자동차 제조 업체뿐만 아니라 부품 및 소재 업체에도 확산됐다. 자동차 시트를 공급하는 애디언트는 10.47% 하락했고, 리어는 8.32% 급락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 인터내셔널도 7% 하락하는 등 제조 업체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프랑스의 업체인 발레오는 7.8% 하락했다. 범유럽 벤치마크 지수에 올라 있는 자동차 섹터는 이날부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빈센트 스타머는 "자동차 부품이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미국에 부품을 수출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 내에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매량 감소 우려로 인해 자동차 판매 업체인 펜스키는 4%, 애즈버리는 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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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선박 선적을 앞두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
◆ "미국 내 물가 0.4%포인트 상승"
JP모간의 애널리스트 라자트 굽타는 자동차 제조 업체가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평균 판매 가격이 차량 1대당 최대 5300달러(약 800만원)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신차 판매 가격이 올라가면 자연히 중고차, 정비 서비스 및 보험료까지 가격 상승 압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 소재 경제 분석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모든 자동차 및 부품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상승률이 전체적으로 0.4%포인트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