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중앙지검장·尹 선고 등 영향 전망
법조계 "판사 먼저 탄핵해야 하는 거 아닌가…만만한 검찰에 화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이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심 총장은 사유가 없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조기 대선이라는 중대한 정치적 이벤트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탄핵을 강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심 총장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하고 있다.
![]() |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심 총장이 전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야권은 심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심 총장은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소신껏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사퇴나 탄핵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야권은 심 총장이 윤 대통령을 석방하기 위해 수사팀의 의견을 묵살하고 즉시항고를 포기해 석방을 방조했다는 입장이며, 최 권한대행에 대해선 그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핵 추진이 현실화한다면 심 총장과 최 권한대행은 현 정부에서 각각 30·31번째로 탄핵이 추진되는 것이다. 심 총장은 안동완 검사부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이후 검사로선 7번째다.
여당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야권이 단독으로 탄핵을 주도할 수 있는 만큼 검찰 안팎에선 심 총장 탄핵 시도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대통령 석방은 법원이 주도하고 검찰이 거든 것"이라며 "윤 대통령 석방을 문제 삼고 싶다면 판사를 먼저 탄핵하고 검사는 그 이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즉시항고 여부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심 총장 탄핵 추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재판으로 인해 법원의 심기는 건드릴 수 없고, 결국 만만한 검찰에 화살을 날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심 총장과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야권이 추진한 탄핵 사건이 헌재에서 모두 기각됐고, 윤 대통령 사건을 제외한 다른 탄핵 사건들의 인용 여부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 |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왼쪽부터),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의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이 지검장 등이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핌DB] |
앞서 헌재는 최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 사건까지 이번 정부에서 야권이 추진한 탄핵을 모두 기각했으며, 오는 13일에는 이 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검사,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야권은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서도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려 했으나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접은 상태다.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검찰총장 탄핵 추진을 접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일각에선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책임을 심 총장에게 지우기 위해 탄핵 추진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차장검사는 "민주당도 부담을 느껴 어느 정도 기류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이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이 기각된다면 검찰총장 탄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