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감마 공정 기반 DDR5 시제품 개발 완료
韓 반도체와 EUV 공정서 차이…대량 양산이 승부처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차세대 D램 개발 및 양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업계 최초로 6세대 D램 시제품을 출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대응하고 있다. 특히 3사가 D램 설계와 제조 공정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어 대량 양산이 시작되면 경쟁 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 마이크론, 6세대 D램 '최초 공급' 타이틀 확보
1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1감마(γ) 공정 기반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인텔, AMD 등 잠재 고객사에서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의 테스트 결과에 따라 마이크론은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6세대 D램은 기존 5세대 D램 대비 전력 효율이 향상되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더욱 빨라진 차세대 제품으로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서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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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사무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마이크론에 따르면 1γ 기반 16Gb(기가비트) DDR5는 최대 9200MT/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 이전 세대보다 속도는 최대 15% 증가하고 전력 소모량은 20% 이상 줄었다.
마이크론은 '최초 공급' 타이틀을 강조하고 있지만 개발 자체는 SK하이닉스가 앞섰다.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3년 2분기부터 1b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1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이미 작년 하반기에 1c 양산성을 확보했으며 올해 하반기 일반 D램에 적용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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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 삼성·SK, EUV 공정으로 경쟁력 강화
그동안 마이크론은 극자외선(EUV) 공정 없이 첨단 D램 생산을 진행해왔다. 최근 시제품을 출하한 10나노 6세대 D램에도 마이크론은 제한적인 공정에만 EUV를 사용한다. 수율 안정화와 비용 문제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적극 도입해 미세화된 고밀도·고성능 제품의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10나노급 6세대 D램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다소 늦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프리미엄 D램 제품군에서 EUV 적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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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6세대 D램을 가장 먼저 출하했지만, 본격적인 대량 양산이 진행될 경우 EUV 공정을 안정화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론이 주로 사용하는 '불화아르곤 침지식(ArFi)' 공정은 더 많은 노광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수율 저하 및 생산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EUV 공정은 기존 ArFi 공정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이 높은 고성능 반도체 제조에 유리하다"며 "특히 공정 단계가 줄어들어 생산성이 높아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EUV를 적극 도입한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