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높은 비중 고탄소 제조업·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공급 구조 탓"
"서비스업 전환, G7 등과 달리 노동집약적·저부기치 중심으로 확대"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배출이 감소하는 '탈동조화'(디커플링·decoupling)에 접어들었으나 전환 과정이 지지부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9일 '국가별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의 탈동조화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도자료에서 59개에 대한 패널분석에서 탈동조화가 시작되는 평균 전환점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3000달러 내외로 추정돼, 고소득 국가는 대체로 탈동조화에 본격 접어들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소득전환점이 평균보다 높은 1인당 3만달러 내외로 추정되며 현재 소득전환점을 지나 절대적 탈동조화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판단됐다.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를 3만6000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한국의 탈동조화 지연은 주로 산업적 특성과 에너지 공급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선진 7개국(G7) 등과 달리 노동집약적·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의 서비스업 확대로 산업구조변화 효과가 제약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높은 비중의 고탄소 제조업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구조로 인해 기술진보와 금융발전이 오히려 탄소배출의 규모효과를 강화한 경향도 확인했다.
한은은 안정적인 탈동조화를 위해서 저탄소·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청정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 도입 촉진, 녹색금융 활성화 정책 구체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산업적 특성을 고려할 때 고탄소 산업의 단계적 저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전환금융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저탄소경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조달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환금융은 고탄소이면서 감축이 어려운 산업의 저탄소 전환 활동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을 의미한다. 또 현행 녹색분류체계에 따른 엄격한 활동·인정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으나 탄소 저감에 일부 기여할 수 있는 과도기적 활동을 지원한다.
우리의 주요 경쟁상대인 일본, 중국 등은 전환금융 도입을 본격화하였으며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등도 기존 녹색금융 체계와 연계할 전환금융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세계 최대 전환금융 시장을 운영 중이며 대출·채권 발행 등을 통해 산업별 탄소감축 로드맵에 부합하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 결과, 최근 탈동조화 추세가 과거보다 가속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은은 현재 한국의 녹색금융 체계는 고탄소 제조업의 산업구조 재편, 단계적인 저탄소 기술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수요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 |
[자료=한국은행] 2025.02.19 ojh1111@newspim.com |
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