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6세대 SSD 컨트롤러 개발완료
PMIC 개발 막바지…상용화 임박
R&D비 일시적 증가, 올해 투자 감소
이 기사는 2월 17일 오전 09시32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가 최근 연이은 악재 속에 6세대(Gen6)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와 적자 행진으로 주가가 흔들리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한 재도약에 나선다.
파두 관계자는 17일 "6세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다"며 "6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5세대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SSD 컨트롤러는 SSD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반도체로, 파두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SD는 수십개의 낸드플래(Nand Flash·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정보가 계속 저장되는 비휘발성 기억장치)를 병렬로 연결한 저장장치다. 낸드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열에 취약한다. SSD컨트롤러는 발열과 소비전력을 통제하며 자료 처리 순서를 제어하는 등 저장장치인 SSD 두뇌 역할을 한다. 이에 파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 낸드프래시 제조사(고객사)를 거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다. 파두는 SK하이닉스·메타(Meta)·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등의 고객사를 두고 있고 있다.
파두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전력관리반도체(PMIC) 및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스위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파두 관계자는 "PMIC 개발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연내 시장에 상용화될 예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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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로고. [사진=파두] |
현재 파두는 PCIe(PCI Express) 5세대 기반의 고성능 SSD 컨트롤러 기술을 강점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파두의 5세대 컨트롤러 'FC5161'을 연속 및 임의 읽기·쓰기 성능에서 최고 수준을 구현하며 전력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파두는 컨트롤러 설계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 SSD 모듈 사업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에 파두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총판사와 191억원 규모의 SSD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모듈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두 관계자는 "SSD 컨트롤러의 마진율이 더 높지만, 모듈 사업은 매출이 증가할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난다. 신규 수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법인 설립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지만, 여전히 주력 시장은 미국"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협력해 5세대 SSD 컨트롤러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메타·구글·아마존·애플 등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또한, 파두는 SSD 컨트롤러 모듈을 스페이스X에도 소량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hyperscaler)들이 올해와 내년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확대하면서 파두의 시장 기회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5세대 기업용 SSD 제품이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서버 솔루션 사용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제품에 파두의 5세대 컨트롤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하반기부터 Gen5 SSD의 시장 점유율이 본격 확대돼 4분기에는 기업용 SSD 시장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파두의 Gen5 컨트롤러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파두는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은 950억 원, 순손실은 915억원에 달했으며, 매출액은 435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이 송치되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는 4% 떨어졌다.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다 실적 부진 소식에 전날대비 5% 하락하며 13일 기준 주가는 1만4000원, 시가총액은 6911억원으로 마감했다.
파두 측은 지난해 4분기 135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을 반영하며 재무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파두 관계자는 "현금 회수 가능성이 불분명한 재고자산을 보수적 관점에서 대폭 감액했다. 이로 인해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적자 관련해서는) SSD 컨트롤러 개발에는 초기 투자가 집중된다. 5세대는 시장 후발주자였지만, 6세대는 선도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개발 완료가 임박한 만큼 올해부터 투자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두는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지난 2023년 8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기도 했으나, 첫 분기 매출이 3억원에 그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상장 당시 회사가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연간 매출 추정치는 1202억원이었지만, 실제 2분기 매출은 5900만원, 3분기에도 3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주가가 4만7100원까지 올랐다가 공모가(3만1000원)이하로 하락하면서 현재는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1만4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한편, 파두는 '뻥튀기 상장' 논란과 관련해 매출 추정 오류를 줄이기 위한 프로세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업·마케팅 인력을 충원하고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