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3일(현지 시각) 미 국채 가격은 일제히 상승한 반면, 미 달러화는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달 미국의 도매 물가가 예상을 웃돌았으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둔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8.9bp(1bp=0.01%포인트) 내린 4.544%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전날 예상보다 강력한 소비자물가 발표에 3주 만에 최고로 올랐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7.6bp 하락하여 4.758%로 떨어졌다.
단기물인 2년물 수익률은 4.317%로 4.8bp 하락했다. 2년물 금리도 전장 4.389%로 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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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이날 앞서 미 노동부는 1월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3%, 3.4%)를 웃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전체 PPI보다는 연준이 선호하는 PCE 물가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에 주목했다. 의료 진료비는 0.5% 하락했고, 핵심 PCE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비용도 약 0.06% 내렸다. 핵심 PCE의 또 다른 중요 항목인 포트폴리오 관리비용도 지난달 0.6%에서 0.4%로 소폭 둔화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디아즈 공동 글로벌 채권 공동 책임자는 "핵심 PCE는 약 0.3%로 나올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1월의 0.5%에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이 예측이 맞다면, 핵심 PCE는 전년 대비 2.8%에서 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주거비와 임금에서의 하방 압력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PPI 발표 이후, 미국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금리가 31bp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표 발표 전의 27bp에서 확대한 수치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상호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다만 시장은 당장 상호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다소 안도했으며 이에 미 달러화도 하락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국가별 검토를 4월 1일까지 완료한 이후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이날 0.61% 하락한 107.25를 기록, 1월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는 엔과 유로화 대비로도 하락하며, 달러/엔 환율은 1.04% 내린 152.8엔에 거래됐으며, 유로/달러는 0.79% 상승한 1.046달러를 가리켰다.
PCE 물가 둔화 가능성을 알리는 PPI 발표에 하락했던 미 달러는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에 다시 낙폭을 키웠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G10 외환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트럼프의 메시지는 '우리가 너희를 타격할 거지만 오늘은 아니다'라는 것처럼 보이며, 시장은 그 점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위스프랑, 스웨덴 크로나, 노르웨이 크로네 등 여타 유럽 통화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정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 속에 상승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