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의 증시가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일시 타격을 받았지만 유럽 대부분 국가의 증시는 소폭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주요 기업들의 양호한 4분기 실적이 주가를 긍정적 영역에 머물게 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60포인트(0.11%) 오른 547.78로 장을 마쳤다. 오름폭은 미세했지만 3일 연속 최고치를 돌파하는 힘을 과시했다.
오후 2시30분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반응하며 2.52포인트 하락해 전날 종가 밑으로 떨어졌으나 점차 낙폭을 줄이더니 장 막판 오름세로 올라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0.20포인트(0.50%) 상승한 2만2148.0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0.05포인트(0.34%) 오른 8807.44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29포인트(0.17%) 뛴 8042.19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36.70포인트(1.07%) 상승한 1만2911.50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0.86포인트(0.14%) 떨어진 3만7531.19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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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노동부는 이날 1월 CPI 상승률이 3.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의 예상을 0.1%포인트 웃도는 것이었다.
이 같은 발표는 즉각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더욱 인색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미 CNBC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발언한 후 주식 시장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연준은 정치가 아닌 경제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 연준이 올해 단 한 차례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본격 포문을 열고 있는 관세 전쟁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글로벌 무역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과 유로화 약세가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럽 증시는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은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함께 15억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14.1% 급등했다. 하이네켄은 연간 유기적 영업 이익이 전년보다 8.3% 증가한 45억1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5.3% 증가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돌프 판덴브링크 최고경영자(CEO)는 "다음달 4일부터 적용되는 (미국의) 관세가 맥주캔용 알루미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적어도 2025년에는 우리 회사가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컬 공급망을 감안할 때 맥주 산업은 일반적으로 국제 무역의 파행에 덜 민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동종 업체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와 칼스버그도 각각 2.8%와 3.2% 상승했다. 이들 업체들의 선전으로 식음료 업종은 1.09% 올랐다.
은행주도 상승 기세를 보이며 1.1% 올라 전체적인 지수 오름세를 이끌었다.
네덜란드 은행인 ABN암로는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8.2% 올랐다. 이 같은 상승폭은 5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 은행은 작년 4분기에 3억9700만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27% 감소했지만, 시장이 전망한 3억8900만 유로를 넘어섰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