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한층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뉴욕 증시 개장 전 다우지수 선물이 400포인트 넘게 급락하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6%를 뚫었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 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5% 오른 3.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0.4%와 2.9%보다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월가 예상(0.3%, 2.9%)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3% 상승하며 역시 지난해 12월(0.2%, 3.2%)에서 가속화했다. 월가 예상(0.3%, 3.1%)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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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월 헤드라인 CPI(붉은색)와 근원CPI(초록색), 자료=미 노동부(계절조정 미반영), 2025.02.12 koinwon@newspim.com |
1월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린 건 주거비였다. 물가지수를 구성하는 단일 요소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는 한 달 새 0.4%포인트 오르며 전월 인플레이션 증가분의 30%를 차지했다.
식품 가격도 전월에 비해 0.4%나 올랐다. 조류 독감이 확산하며 수백만 마리의 닭을 도살한 여파에 계란 가격이 15.2% 폭등한 탓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1월 계란 가격이 지난 2015년 6월 이후 최대 폭 오르며, 가정에서의 식품 가격 상승의 약 2/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계란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53% 상승했다.
CPI 발표를 숨 죽이며 기다리던 시장도 기대 이상의 강한 수치에 요동쳤다. 다우지수 선물이 40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미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다. 물가 안정 목표를 여전히 1%포인트 웃도는 물가 수치를 확인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탓이다.
금리 인하 지연 관측에 미 국채 금리가 전 만기에 걸쳐 급등한 가운데 10년물 금리는 9.2bp(1bp=0.01%포인트) 오른 4.629%로 4.6%를 뚫고 올라섰다.
시장의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포착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9월 연준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45.0%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CPI 발표 전 7월 첫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데에서 더욱 늦춰진 것이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르딜로는 "오늘 발표된 미국 CPI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임을 보여주며,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과 결합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지며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