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오프남 행세, 아동·청소년 강간
불법촬영물 빌미로 공갈 혐의도
檢 "개명·영상삭제 등 피해 지원 마련"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텔레그램에서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성폭력 범죄조직을 꾸려 남녀 234명을 성착취한 혐의를 받는 김녹완(33)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조직 내에서 스스로 '목사'라 칭하며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의 범죄 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자경단 특별수사팀(팀장 김지혜 여성·아동범죄조사1부장)은 12일 김씨를 범죄단체조직 및 활동, 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 제작·유포, 불법촬영물 이용 강요 및 유사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0년 5월 자경단을 결성해 지난 1월까지 남녀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거나 협박 등을 통해 성폭행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수는 2019∼2020년 조주빈(29)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73명)의 3배가 넘는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물색한 성범죄자들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음란사진 등을 게재하는 여성, 지인의 허위영상물 제작을 의뢰하는 남성 등의 신상정보를 알아내 접근했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김씨는 자경단 조직원들과 함께 미성년인 피해자 49명에 대한 성착취물 1090개를 제작, 36명에 대한 성착취물을 배포했고, 성인인 피해자 10명을 협박해 나체 사진 286개를 촬영하게 하고 7명에 대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기도 했다.
또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음란사진 및 신상 등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 46명에게 반성문, 학생증 사진, 나체사진 등을 전송받고 이를 미끼로 남성 피해자 3명을 유사강간하며 촬영까지 했다.
이밖에도 김씨는 자신이 섭외한 남성(오프남)과 성관계 하지 않으면 나체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후 스스로 오프남 행세를 하며 아동·청소년 9명을 강간, 그 중 3명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 단독 범행도 이어갔다.
또 피해자를 강간하는 과정을 362회에 걸쳐 촬영하거나 소지했고 이를 빌미로 이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그러면서 갈취한 수익을 자경단 조직원을 통해 구글 기프트 코드로 바꾸어 현금화하거나 피해자들의 계좌로 순차 송금하게 하는 등 범죄수익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이번 자경단 피해자 234명에 대해 ▲신체·정신적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불법영상물 삭제 지원 ▲개명 등을 통한 피해자의 '잊혀질 권리'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자경단 특별수사팀은 김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인격을 말살하는 엽기적 범행을 저지른 자경단 조직 범행에 대하여는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여 끝까지 추적·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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